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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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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오징어 게임’

2023-11-2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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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오징어 게임더 챌린지' 22일 공개됐습니다. '오징어 게임더 챌린지'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징어 게임'을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한 겁니다. 10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오징어 게임더 챌린지'는 미국 인기 게임쇼 '더 트레이터스'를 제작한 스튜디오 램버트 등이 제작했습니다.
 
'오징어 게임더 챌린지'는 참가자 456명이 456만달러(한화 약 60억원)를 두고 벌이는 생존 게임으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올 초부터 영국에서 4주간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영향력이 여전한 상황이고 '오징어 게임시즌2에 대한 전세계적인 기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그러다 보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예능 '오징어 게임더 챌린지'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황동혁 감독, 감수·자문만
 
 
게임을 주도하는 뛰어난 인물눈에 띄지 않던 인물이 갑작스럽게 부각되거나 서로 속고 속이는 배신과 치열한 눈치싸움까지이런 서바이벌 예능이 가지는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더 챌린지'는 시청자가 서바이벌 예능에서 기대할 만한 포인트를 나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하지만 드라마가 보여준 메시지를 잃었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리얼리티 예능에 대해 감수와 자문 정도로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징어 게임더 챌린지'는 원작의 세트장 및 소품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했습니다참가자들이 생활하는 곳과 천장에 매달린 투명 돼지저금통까지 원작의 세트장에서 찍은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제작진은 예능 세트장을 드라마 세트장과 똑같이 연출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에 '오징어 게임제작진이 영국 제작진과 감수와 자문을 한 것입니다.
 
거대 자본의 IP 독식 문제
 
 
이처럼 '오징어 게임' K콘텐츠로 출발했지만 K콘텐츠와 거리가 먼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지난해 외신과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 역시 "드라마 성공으로 인해 나는 보상을 받을 수 있었고, 더 큰 프로젝트를 제작할 수 있게 됐지만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도록 계약했을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황 감독 역시 이 같은 상황이 올 것임을 어느 정도 예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이후 지식재산권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습니다이와 함께 지적재산권을 독식하는 넷플릭스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실제 '오징어 게임' K콘텐츠의 위상을 높였다고 하지만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가면서 콘텐츠를 탄생시킨 원작 창작자는 미국 거대 자본에 의해 철저히 지워져 버렸습니다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통해 국내 콘텐츠 지적재산권(IP)을 대량 확보했습니다이렇게 지적재산권이 넘어간 작품은 국내에서 인기를 얻어 시즌2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도 넷플릭스가 제작을 원하지 않는다면 다음 시즌 제작이 영원히 불가능합니다. '오징어 게임'처럼 콘텐츠가 성공해서 다양한 부가사업으로 수익을 거둔다고 해도 넷플릭스가 독식하게 됩니다.
 
 
문제는 거대 공룡과 싸우기에는 국내 중소 제작사들의 파워가 약하다는 점입니다많은 전문가들이 국내 콘텐츠 제작사와 정부가 연대해 넷플릭스와 협상하거나 법적인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끊임없이 경고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K콘텐츠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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