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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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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엇박자'처럼…김기현은 '박정희'-인요한은 '제주 4·3'

인요한, '희생 압박' 수위 높여…김기현, 혁신위 때리며 직격

2023-11-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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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제주=최수빈 기자] 여권 핵심 인사에 대한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4일 정면충돌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서로 다른 행보와 메시지를 냈는데요. 김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보수진영 집결에, 인 위원장은 제주 4·3평화공원 참배를 통해 중도외연 확장에 각각 나섰습니다. 
 
엇갈린 행보에 나선 이들은 혁신위발 '조기 해산설' 등에 대해 입장차를 드러내며 거센 신경전을 펼쳤습니다.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의 대결이 본격화되는 모습인 가운데, 혁신위가 띄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론'이 조만간 분수령을 맞을 전망입니다. 
 
"윤핵관 결단, 12월이 마지노선"더 세진 '인요한 압박'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원들과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며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통합'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김재원·태영호 전 최고위원 등 당내에서 나온 4·3 사건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제주도민의 민심을 회복하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선은 인 위원장의 발언에 더 쏠려 있었는데요. 거취 압박에 대한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의 무응답이 길어지면서 혁신위의 조기 해산설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 위원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조기 해산설에 대해 내부 논의 과정에서 나온 하나의 의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여러 혁신위원들의 의견이 많았다"며 "그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라고 한다. 그분들에 대해 말을 못 하게 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혁신위 활동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잘 끝내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힘 제주도당사에서 간담회를 마친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조기 해체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또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와 관련해서도 "시간을 좀 주면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100%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험지 출마 수용의 마지노선도 12월로 제시했는데요. 그는 "12월 초까지 국회 일정과 할 일이 많으니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인 위원장은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 대상'을 특정해 명단을 작성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했습니다.
 
김경진 혁신위원도 "그런 건(불출마 명단) 본 적이 없다"며 향후 혁신위 차원에서 이와 관련해 논의할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에도 "그럴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혁신위 조기 해체설'에김기현 "당 흔들지 말라" 직격
 
반면 김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대구·경북(TK) 지역 보수세력 결집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영남 중진 의원을 상대로 한 험지 출마 요구가 이어지고, 이준석 전 대표의 영남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면서 보수 결집과 민심 달래기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김 대표는 기념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내에서 '조기 해산 검토설'이 나온 데 대해 "급발진", "리더십 흔들기"로 규정했는데요. 그는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건 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혁신위에) 질서 있는 개혁을 통해서 당을 혁신하도록 권한이 부여된 것"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이어 "좀 더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정제된 언행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의 발언은 혁신위 출범 초기 인 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했다"고 했던 당시와는 180도 입장이 바뀐 모습인데요. 혁신위가 띄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론'을 둘러싸고 물밑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된 양상입니다.
 
인요한 혁신위는 향후 압박 수위를 높이며 '희생'을 요구할 것을 예고했는데요. 여권 내 핵심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두고 혁신위와 당사자들 간 기 싸움이 지속되면서 혁신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제주=최수빈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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