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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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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모르쇠에…속도 내는 '이준석 신당'

이준석, 윤 대통령 향해 "신뢰 없는 장본인"

2023-11-13 16:25

조회수 : 8,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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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거듭된 '희생' 요구에도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반응이 없는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여권 내 주류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비주류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는 양상인데요. 당의 혁신과 쇄신 중심에 있는 이른바 '친윤(친윤석열)계'의 변화가 없는 한, 신당을 만들겠다는 이 전 대표의 의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준석 "50%55%59%"…커지는 신당 창당 '확률' 
 
이 전 대표는 1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지금 한 58~59%쯤 됐다"고 언급하며 창당 디데이를 "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날인 12월27일쯤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금태섭 전 의원과 3자 회동 직후 "며칠 전 50%였는데, 오늘이 55%대"라고 말한 지 사흘 만에 신당 창당 가능성이 더 커진 셈입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직접 '총선 관련 중책'을 부탁하더라도 맡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는데요.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신뢰가 없는 장본인"이라며 "신뢰가 없음의 대표적이고 장본인인 분인데, 그분이 뭘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꼬집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중책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무엇을 하겠다고 하면 다음 날 뒤통수를 치려고 기다리고 있을 텐데, 그것을 누가 믿겠는가"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준석 신당' 가시화에 대통령실과 여권 안팎에선 이 전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 또는 선대위원장을 제안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같은 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용산 대통령실 내지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측근이나 주변인들 통해서 이런 제안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다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어떤 요구도 한 적도 없다"며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변화 외에는 어떤 것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은 나날이 가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는 자신이 3·8 전당대회 때 지지했던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만나 신당 창당 구성 등을 논의하기도 했으며, 국민의힘 현역 의원의 합류 가능성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당내 일각에선 이 같은 움직임에 이 전 대표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이준석·유승민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수도권에서는 2∼3%포인트로 당락이 정해진다"며 "이준석·유승민 두 사람이 우리 당과 함께 하지 않고 다른 길로 갈 경우에는 40∼50석 이상이 날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회동하고 있다. (사진=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페이스북)
 
'장제원 세 과시'에 "이해 안 가"인요한, 연일 '압박' 
 
반면 여권 내 주류의 움직임은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인 위원장이 지도부와 중진, 윤핵관에게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촉구한 지 열흘이 됐지만, 침묵은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히려 거취에 가장 큰 눈길이 쏠리는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주말 대규모 외곽조직을 과시하며 혁신위의 요구를 무색하게 했습니다.
 
실제 장 의원은 지난 11일 경남 함양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 함양 체육관에 버스 92대 4200여 회원이 운집했다"며 세를 과시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장 의원이 혁신위의 용퇴 압박에 맞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지도부, 중진, 윤핵관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며 재차 '희생'을 요구했는데요. 그는 "권고 사항을 닦아서 다시 낼 수도 있고 역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이런 입장"이라며 "제가 누구 말을 듣고 후퇴하거나 그럴 사람도 아니고 한시적으로 여기 왔기 때문에 굉장히 자유스럽고 소신껏 할 수 있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인 위원장은 '장 의원이 역행하는 사람에 들어가냐'는 질문에 "제가 그분을 특별히 거론한 것도 아니고, 그 행동이 무슨 행동인지 아직 저도 잘 이해가 잘 안되고 있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장 의원도 잘 결정하리라고 본다"고 압박했습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전날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말 안 듣는 사람에겐 거침없이 하겠다"며 "의사보고 환자를 데려와서 치료하라고 해서 환자 고치는 약을 처방했다. 분명한 건 변하든지 죽든지, 둘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주는 수능이 치러지는 만큼 조용히 있으려고 한다"면서도 "다음 주는 기대해도 좋다.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을 향해) 별소리를 다 할지 모른다"고 예고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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