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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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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론 잇따르자…'설익은 표퓰리즘' 정책 남발

'김포 편입·공매도 금지'…쏟아지는 총선용 정책

2023-1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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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총선 참패론'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설익은 정책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과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상속세 개편안'을 놓고는 당 지도부 간 엇박자를 냈습니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해 내놓은 대형 이슈들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여당이 '표'를 의식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늪에 빠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포부터 공매도까지…툭 던지고 '급발진'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미니 총선'으로 평가받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쏟아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이슈파이팅을 위해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을 담은 이른바 '메가 서울' 정책을 불쑥 내놨습니다. 이어 엿새 만에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도 발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규제 완화 등을 꺼내면서 정책의 오락가락한 모습도 엿보였습니다.
 
문제는 이들 정책들이 국민의 삶에 미치는 파장이 큰 데도 전문가들의 검토는커녕, 당내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정책이라는 점입니다. 말 그대로 '설익은 정책'들을 숨 가쁘게 쏟아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0일 김포 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간담회'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당시 김 대표는 "당 내부에서 검토한 결과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김포를 편입하면 서울 서부권 배후경제권도 발달시킬 수 있고, 김포의 해외무역·외국투자·관광 등이 서울시의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하지만 '메가 서울'은 '이제는 지방시대'를 강조한 윤석열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엇박자를 낼뿐더러 국토 균형발전 원칙에서도 어긋납니다. 정책 발표 이후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서울 시민들의 우려와 함께 유정복 인천시장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공개적 이의 제기 등 여권 내부에서조차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여당은 '메가 서울'에 이어 엿새 만에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도 내놨습니다. 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지난 5일 비공개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를 합의해 발표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의 바람"이라고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 효과는 '1일 천하'에서 그쳤습니다. 정책 발표 후 첫날 코스피가 5% 이상 뛰었지만 다음날부터 이틀 연속 떨어지는 등 효과는 '하루'에 그쳤습니다. 남은 건 이틀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간 개인투자자들의 혼란뿐이었습니다. 주식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가 국제 표준에 맞지 않아 되레 한국 주식의 저평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놨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김포 한강차량기지에서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속세 개편 논란에…유의동, 회의 도중 나와 '부인' 촌극
 
설익은 정책 남발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메가시티 구상, 공매도 중단에 이어 상속세 개편정책을 제안했다"고 돌발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자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회의 도중 나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정정하면서 상속세 개편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여당은 상속세 개편 방향에 큰 틀에서는 공감하면서도 국민 정서상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신중합 입장을 취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의 잇따른 정책 발표를 두고 내년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표퓰리즘' 행보라는 지적을 쏟아냅니다. 민주당은 "국민적 합의로 만들어낸 중요한 정책을 포퓰리즘적으로 조변석개하듯 뜯어고치는 일들이 최근에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고, 여당 내에서조차 "제대로 검토도 안 됐고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정치공학적인 표퓰리즘일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보선 참패 이후 위기 타개책으로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내놓은 정책들뿐이다"며 "현실성도 없고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포지역 시민단체 시민의힘 회원들이 지난 7일 김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 계획을 '혹세무민'이라고 규정하면서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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