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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부족하다" 지적에 은행권 연봉 반납 만지작

과거 논란 때마다 20~30% 반납

2023-1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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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이자 장사'로 역대급 이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권의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면서 금융지주와 은행권 수장들이 연봉을 자진 반납하거나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급여를 자진 반납·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국민에 직접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방식의 사회공헌보다는 지속가능한 역할을 초점을 맞추고 있어 연봉 삭감 또는 반납 건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면서도 "임원 급여 반납분을 사회공헌 재원에 보태는 방식이 어떨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16일 은행권 상생금융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는데요. 이날 서민금융 출연금 및 기부금 확대 등 사회공헌 관련 구체적 방안을 내놓습니다.
 
최근 은행들은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금융당국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정말 이 정도면 최대로 좋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박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고민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갑질' 발언 등 은행권 질타 이후 하나은행은 1000억원 규모 금융지원을 약속했고 신한금융지주는 105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모두 자사 고객인 자영업자나 청년 등을 대상으로 이자를 감면해 주는 방식으로 상반기 은행권이 내놓은 상생금융 방안과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특단의 액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일고 있는데요. 연봉 삭감 또는 반납이 대표적입니다.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고통 분담이라는 상생금융 취지에도 맞고 은행권 고액 연봉에 대한 부정여론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급여와 성과급을 합해 10억원을 훌쩍 넘게 받는데요. 2022년 기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8억4000만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15억30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5대 은행 모두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었는데요. 직원을 제외하고 임원 1인당 평균 연봉도 2억~3억원대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지주 회장들과 행장들이 연봉을 반납·삭감한 적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 이명박정부때는 대형 금융지주 계열사 임원들이 연봉의 10~30%를 반납했고, 은행권이 자금을 출연해 저소득층 등의 금융 지원을 위한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에도 4대 금융 회장이 연봉을 30~40%씩 삭감한 바 있습니다. 2015년 청년고용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자 금융지주 회장이 실업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연봉 30%를 자진 반납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지주회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회장, 김주현 금융의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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