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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4주년…홀로서기 이재용의 삼성, 이제부터 '실력'

수원 디지털시티서 창립기념식…이 회장 예년처럼 불참

2023-11-01 06:00

조회수 : 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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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이 1일 54번째 창립기념일을 맞았습니다. 최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3주기 탈상부터 이병철 창업회장의 36주기 기일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이재용 회장의 삼성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재계 안팎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기념식에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합니다. 이 회장은 예년처럼 창립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회장은 2019년 창립 50주년 당시 이례적으로 영상 메시지를 낸 적이 있는데요. 당시 "도전과 기술, 상생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자"고 주문한 바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기념식에는 대표이사 창립기념사 발표와 기념 영상 상영, 임직원 포상 등이 진행됩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53주년 창립기념사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발휘된다"며 "삼성전자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또 한 번 새롭게 변신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습니다. 이는 이 회장이 지난 2019년 1월 '기업인과의 대화'라는 청와대 행사에서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라고 발언한 데 착안한 기념사로, 삼성이 나아갈 길을 공유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전신은 '삼성전자공업㈜'으로, 당초 1969년 1월 13일이 기념일인데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이래로 1988년 11월을 기념일로 삼고 있습니다.
 
삼성은 오는 19일에는 이병철 창업회장의 기일 36주기를 맞아 추도식을 엽니다. 삼성은 물론 범 삼성 계열인 신세계, CJ, 한솔 등이 시간차를 두고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참배 후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기업은 늘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라는 경영 철학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는데요. 이 회장이 창업회장의 경영 철학 중 하나인 '사업보국'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입니다.
 
삼성은 앞서 이 선대회장의 3주기를 맞아 추모 학술대회, 추모 음악회,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 등 한 달간 연이은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창업회장 및 선대회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삼성의 1위 비전을 보여줄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전방 산업 수요가 감소하며 삼성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불황을 지속하고 있다는 게 당면 과제입니다. 여기에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초유의 위기를 맞은 이재용 시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았다는 평가입니다. 이 회장이 그간 해법 중 하나로 '초격차'라는 어젠다를 제기했지만, 구체적으로 이러한 어젠다를 직원들에게 어떻게 제시할지가 관건이 된 시점인데요.
 
재계에선 12월 초순에 이뤄질 임원 인사 등 조직 개편에서 인적 쇄신을 달성할지가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간 삼성은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투톱을 유지하면서 경영 안정성을 꾀했는데요. 한 부회장이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을 아우르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을, 경 사장은 DS(반도체)사업부를 이끄는 체제가 2년이 지난 만큼 이 구도에 변화를 줄 지 관심을 모읍니다. 
 
이밖에 전 세계 스마트폰 침체기에 따른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점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대만의 TSMC와의 점유율을 아직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변화하면서 과거 선대회장처럼 선 굵은 메시지나 카리스마만으로는 그룹을 이끌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그룹의 컨트롤 타워를 부활시켜 책임 경영과 방향성에 있어서 큰 그림을 제시하는 이재용식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건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인재 육성"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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