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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미래에셋운용, 미국오피스빌딩 매각…해외 부동산 리스크 덜었다

국내 1호 미국 부동산 공모펀드 엑시트

2023-10-2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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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용준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오피스 빌딩 매각에 성공했다. 최근 해외 부동산 시장 리스크 우려가 커져 가는 가운데, 손해를 피할 수 없었지만 국내 1호 미국 부동산 공모펀드 엑시트로 한시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맵스미국9-2호가 투자한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 위치한 시티라인 내 오피스(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날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맵스미국9-2호)'의 자산 매각을 위한 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펀드는 미래에셋이 지난 2016년 9월 모집한 국내 1호 미국 부동산 공모 펀드다. 최근 해외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내년 3월 만기를 앞두고 매각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맵스미국9-2호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리차드슨의 복합단지인 시티라인 내 오피스 4개 동과 부속 건물로 이뤄져 있다. 전체 임대면적은 6만평 이상으로 북미 최대 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이 2037년까지 오피스 면적 전체에 대한 장기 임차 계약을 맺었다. 스테이트팜은 미국 내 오피스 수요 감소로 주요 오피스 자산들의 평균 공실률이 18%까지 치솟은 상황에서도 장기 임대차 계약으로 우량 임차인을 확보해 공실률 0%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맵스미국9-2호 투자 건물 공개 매각에 7830억원을 제시한 미국 기관투자자와 현지 기준 24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미국 중부 지역에서 체결된 상업용 오피스 거래 중 가장 큰 규모의 거래라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매각으로 지난 2016년 매입가에 비해 25%가량 손해를 봤다. 투자 에쿼티의 절반 수준을 회수한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존 배당금 포함할 경우 원금 수준까지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미래에셋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손해를 감수하고 국내 1호 미국 부동산 공모펀드인 ‘맵스미국9-2호’ 매각에 나선 것은 출시 당시엔 저금리(미국 기준금리 0.25~0.50%)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해 연 4~5%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입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임차인 퇴거 후 공실의 장기화 또는 기존 임차인의 재계약이 무산되는 등 큰 폭의 자산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환매를 위한 리파이낸싱이나 자산매각이 더뎌질 경우,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위기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회사가 투자한 해외부동산 단일 사업장 35조9000억원 가운데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규모는 1조3300억원이며, 오피스가 57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미국이 속한 북미 지역은 금융권의 해외부동산 대체 투자 잔액 55조8000억원 중 64.2%에 달하는 35조8009억원으로 리스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운용사들도 손실 위기에 처한 공모형 해외부동산 펀드 청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특성상 리파이낸싱 자체가 어렵고 시장 침체와 금리상승이 지속되면서 자산 매각도 곤란해져 환매가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맵스미국9-2호와 마찬가지로 우량 자산으로 여겨지던 독일 트리아논빌딩도 주요 임차인의 임대차 계약 연장이 체결되지 않아 감정평가액이 33% 하락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 펀드’도 만기를 2년 연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거래량이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고, 대형 부동산들의 유동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딜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이뤄져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추가 가치 하락 및 투자자의 추가 출가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용준 기자 cyongj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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