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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중 25%" 뜬구름 잡는 우리은행

'아시아 1등' 도약 전략 발표

2023-10-26 06:00

조회수 : 8,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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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기업명가 전략 발표로 관치 회귀 비판을 받은 우리은행이 이번에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 도약'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진출 차기 거점 지역으로 정세가 불안정한 폴란드와 중동 지역을 꼽은 데다 지점 승격 외 구체적인 계획은 전무해 보입니다. 수익 악화로 활로 모색이 시급한 상황임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보여주기식이라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우리은행은 25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 도약'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폴란드와 중동을 영업력 확대 거점으로 꼽았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해외 수익 비율은 6.73%로 신한은행(8.28%), KB국민은행(7.35%)에 다소 뒤쳐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은행은 자체적으로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수익 비중이 15.4%라고 주장했습니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글로벌 수익 비중을 17%까지 성장시키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서 8%의 추가 성장을 달성해 2030년까지 25%의 글로벌 비중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우리은행 글로벌 전략을 보면 그에 걸맞는 구체적 계획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지난 2017년 폴란드 카토비체에 설치한 우리은행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시키는 방안에 대해 현지 금융감독당국이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는 내용만 눈에 띄었는데요. 이마저도 우리은행측의 일방적 얘기일 뿐입니다. 
 
폴란드는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해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K-방산 전초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우리은행이 금융지원 첨병 역할을 맡겠다는 겁니다. 현재 폴란드에는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사무소 형태로 진출한 상태인데요. 한 은행 관계자는 "해외 진출 초기 단계의 지점 신설과 라이선스 획득은 시작일 뿐이며, 현지 영업망을 갖추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10년을 봐야하는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동유럽, 중동 등 정세가 불안정한 지역에서 영업망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우르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에 따라 공급망이 불안정해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도 사업성을 가늠하기 힘들어하고 있는데요.
 
우리은행은 동남아 법인 육성과 관련해선 M&A 가능성 정도만 거론했습니다. 소규모 법인 인수 등 소액 투자로 신규 진출하고,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키운 다음 M&A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 인수를 통해 시장 진출하고 수익이 나와야지, 가능성 만으로 전략을 발표해서는 안된다"며 "국내 한 대형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공격적으로 인수했다가 수년째 손실에 허덕이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이 25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 도약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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