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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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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심판 도입, KBO 신뢰 회복할 유일한 방법

볼 판정 일관성 유지 장점…경기지연 우려에도 팬들은 공정하길 원해

2023-10-24 10:26

조회수 :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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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KBO리그에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도입됩니다. ABS는 이른바 로봇 심판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시스템을 의미하는데요. 한미일 프로야구 가운데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겁니다.
 
KBO는 앞서 2020년부터 2군 경기에서 로봇 심판 시스템을 시험해 왔습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일부 시행하는 것처럼 심판이 먼저 볼 판정을 한 뒤 비디오 판독 기회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공을 기계가 판정하는 방식입니다.
 
지난 2020년 8월4일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LG 트윈스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심판이 이어폰을 끼고 볼 판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프로야구의 끊이지 않는 화두로, 스트라이크존 정상화 등 관련 규정을 강화해도 팬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선수들도 경기 중 심판에게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이 때문에 퇴장 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로봇 심판이 도입되면 매년 반복되던 스트라이크·볼 판정 논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큽니다.
 
무엇보다 KBO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스트라이크 존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로봇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이 선수들이 느끼기에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일관성은 거의 100%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코스로 오는 공이라면 이전과 같은 판단을 로봇 심판이 내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전에는 심판마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랐고, 또 매 이닝마다 같은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오락가락하는 경우가 많아서 선수들에게 혼란이 왔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야구팬들도 답답했는데요. 로봇심판이 도입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츠의 공정성, 경기의 형평성 측면에서만 바라보면 충분히 등장을 반길 만합니다.
 
일각에서는 경기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지금도 9회를 모두 마치려면 적어도 3시간에서 4시간가량이 소요되는데, 볼 판정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면 경기 시간도 자연스레 늘어난다는 것인데요. 경기 시간이 늘어질 수 있다는 단점에도 로봇심판을 반기는 이유는 최소한 볼 판정에 억울함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이러한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다 보면 개선 방안도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심판의 이름이 유독 많이 거론되는 날이 있습니다. 억울함 때문에 나오는 야구팬들의 울분이 심판으로 향한 건데요.
 
옛말에 백성들이 임금의 이름을 모르면 훌륭한 임금이라고 했습니다. 심판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결국 심판 판정의 신뢰를 회복할 방법은 로봇 심판 도입밖에 없어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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