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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중동발 유가' 불확실성 '수렁'…고물가 리스크 '비상'

"물가 불확실성, 재차 확대되는 모습"

2023-10-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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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오를 대로 오른 물가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 여파까지 가중되면서 '고물가 불확실성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널뛰기가 서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류세 인하 연장과 배추 2000여톤·천일염 할인 판매 지원 등 맞춤형 서민물가 관리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물가 리스크는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모든 부처가 소관 분야의 물가를 면밀히 점검·대응하는 등 서민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기준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13주 연속 상승세를 끝내고 하락 전환한 상황입니다. 국내 휘발유판매 가격은 리터(L)당 1788.3원으로 전주 대비 7.7원 하락했습니다. 경유 가격 또한 전주 대비 3.8원 하락한 1696.3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7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하반기 서민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대형마트 모습.(사진=뉴시스)
 
 
이런 흐름은 국제유가가 지난 16일(현지시각) 기준 1% 이상 하락한 배경과 무관치 않습니다. 브렌트유 선물의 경우 1.24달러(1.4%) 하락한 배럴당 89.65달러에 마감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1.03달러(1.2%) 하락한 배럴당 86.6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단기적으로 석유 공급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동 지역에서의 확전 양상 가능성이 여전해 국제 유가 변동성을 자극할 우려는 남아있습니다.
 
추 부총리는 "최근 들어 국제유가 상승과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지난주 휘발유·경유 가격이 14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등락하는 등 세계 경제의 고물가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지속되고 있는 농산물 가격의 불확실성도 고민거리입니다. 
 
추 부총리는 "10월 들어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채소류 가격 하락이 더디게 진행되는 등 농산물 가격의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주부터 2주간 배추 2200톤을 집중 공급하다는 계획입니다. 기술지도와 약제·영양제도 무상 지원하는 등 저온에 따른 생육 저해 가능성에 대비하기로 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중인 천일염과 관련해서는 총 1000톤을 반값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배추·대파·사과 등 불안 품목인 12개 농산물에 대해서는 최대 30% 할인 판매를 지원합니다. 망고 등 수입과일, 탈지·전지분유 등에 대한 신규 할당관세도 추진합니다. 고등어 할당관세는 2만톤 규모입니다. 
 
당장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2개월 연장합니다. 유류세 인하 폭은 현행과 동일한 휘발유 25%, 경유 및 LPG 부탄 37%로 유류세 인하 전 세율 대비 휘발유는 리터(ℓ)당 205원, 경유는 212원, LPG부탄은 73원 각각 가격 인하 효과가 유지됩니다.
 
9월 수출입물가지수(원화 기준)를 보면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월대비 2.9% 올랐습니다. 광산품, 석탄·석유제품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정부의 위기 대응 역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정부로서는 유류세 카드와 비축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글로벌 정세로 인해 통제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게 안팎의 시선입니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제유가는 상당한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만약 중동 사태 악화로 원유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투기 매수세가 유입되면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4분기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이슈로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생활 물가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국제유가 인상까지 겹치면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추 부총리는 "업계는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고 각 부처는 현장점검 등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 대책을 지속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주유소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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