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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흔들리는 이랜드⑤)외식브랜드 경쟁서 밀려나는 이랜드이츠

2019년 물적분할 후 실적 급락

2023-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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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이랜드는 패션 뿐만아니라 한때 외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업체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 이랜드그룹이 부채비율을 축소하기 위해 외식사업부 매각을 고려한 적도 있습니다.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와 한식뷔페 '자연별곡'을 운영했던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회사 매출 8000여억원 가운데 7000억원을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전국에 외식 브랜드 매장만 550여개에 달할 정도였죠.
 
 
이랜드그룹은 지난 2019년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이랜드이츠라는 법인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이랜드파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랜드이츠는 현재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로운샤브샤브 등 1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랜드의 애슐리는 지난 2003년 분당에 1호점을 개점하면서 샐러드바 형태로 소비자를 공략해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한때 글로벌 패밀리 레스토랑브랜드인 베니건스와 씨즐러, 아웃백과 맞붙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했습니다. 
 
이랜드는 애슐리 론칭 후에 애슐리 클래식, 애슐리W 등 자매브랜드를 론칭했으나 현재는 애슐리 퀸즈로 일원화된 상태입니다. 애슐리가 대표적인 외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당시 전국에 140개가 넘게 운영되던 매장은 현재 50여개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2009년에 운영하던 매장수와 비슷합니다. 
 
대표 브랜드인 애슐리가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이랜드이츠의 실적도 답보상태입니다. 이랜드이츠는 물적분할 다음해인 2020년에 매출 2320억원과 영업적자 63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엔 매출 2008억원, 영업적자 19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엔 매출 2536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2020년 영업적자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치입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이랜드이츠의 부채비율은 800%가 넘었습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이랜드이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부채비율은 825.37%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3538%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자연별곡과 피자몰, 로운샤브샤브도 경쟁 브랜드 대비 뚜렷한 차별점 없어 이랜드이츠의 향후 매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이랜드이츠의 부진은 방송인 백종원씨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행보와 대비됩니다. 더본코리아는 기존 브랜드의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새로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외식 트렌드에 뒤쳐진 '이랜드이츠'
 
더본코리아의 2022년 연결기준 총매출액은 2822억원입니다. 같은기간 이랜드이츠의 매출액보다 약 300억원 높은 수치입니다. 3년전인 2019년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1391억원에 불과했지만 3년만에 매출이 2배 넘게 상승했습니다. 같은기간 이랜드이츠는 영업적자에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 대비됩니다. 
 
더본코리아는 현재 25개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20여년 전부터 꾸준히 영업을 하고 있는 한신포차와 홍콩반점0410·새마을식당·빽다방·본가 등을 비롯해 최신 외식 트렌드에 발맞춘 빽보이피자·리춘시장 등의 새로운 브랜드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애슐리 매장 모습. 사진=이랜드이츠
 
이에 반해 이랜드이츠는 현재 운영중인 외식 브랜드가 대부분 물적분할 이전부터 운영해오던 브랜드입니다. 피자몰은 1994년, 애슐리는 2003년, 로운샤브샤브는 2012년, 자연별곡은 2014년에 선보인 브랜입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 매장 대부분이 교통이 편리한 곳에 대형 매장위주로 한가지에 특화된 메뉴가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면서 "하지만 2023년 현재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따지고, 먹고 싶은 음식에만 돈을 지불하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랜드이츠의 애슐리나 자연별곡은 상대적으로 큰 돈을 지불하고 들어가고 나서 원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단점인 것"이라고 부연설명했습니다. 
 
어윤선 세종사이버대 호텔관광경영학부 교수는 "애슐리를 비롯해 자연별곡 등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2010년대 즐겨 찾는 외식 장소였다"면서 "하지만 소비자들이 외식산업에 대해 고급화, 전문화되면서 외식 트렌드가 확연히 바뀌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들 중에서 살아남으려면 하나의 특화된 메뉴가 있지 않으면 5년뒤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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