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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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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친윤' 사무총장…여당, '쇄신 거부'

'김기현 2기 지도부' 인선 발표…이만희·유의동 임명

2023-1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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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를 결정한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체제 2기' 인선안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할 사무총장에는 '친윤(친윤석열)계' 대구·경북(TK) 출신 재선의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이, 정책위의장에는 수도권 3선인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 등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김기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수도권 인사 전진 배치를 통한 인적 쇄신이 골자지만, 사실상 또다시 '친윤계' 인사로 채워지면서 '쇄신없는 쇄신'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면피성' 인적쇄신에 그친 여당
 
국민의힘은 1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2기 임명직 당직자 인선안을 의결했습니다. 지난 14일 이철규 사무총장을 비롯한 임명직 주요 당직자 전원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 따른 후속 인사입니다.
 
당 살림과 내년 4월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질 신임 사무총장에는 친윤계이자 TK 출신 재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아온 이만희 의원이, 정책위원회 의장엔 수도권 3선이자 과거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유의동 의원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지명직 최고위원엔 시각장애인 여성 비례대표인 김예지 의원이, 제2사무부총장(조직부총장)엔 사무처 당직자 출신 함경우 경기 광주시갑 당협위원장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수석대변인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수석대변인을 역임했던 초선 박정하(강원 원주갑) 의원이 기용됐습니다. 원외 대변인 중 윤희석 대변인(서울 강동구갑 당협위원장)이 선임대변인으로 승격됐습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엔 재선 김성원(경기 동두천·연천갑)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조직부총장과 함께 사무총장을 보좌하는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번 주 중 임명할 예정인 가운데, 후보군에는 수도권 또는 충청권 초·재선 의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2기 김기현 지도부' 인사는 1기의 친윤·영남 색채를 덜어내고 수도권·4050을 전면에 내세워 수도권 위기론을 극복해 보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이날 발표된 새 임명직 당직자 7명 가운데 이만희·박정하 의원 외에는 모두 수도권 인사인데요.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에서 "철저하게 쇄신하고 변화하는 것만이 민심을 받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 당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국힘 지지층'서 위기감 더 컸다
  
하지만 총선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무총장직에 친윤계·영남권 인사를 임명하면서 김 대표가 밝힌 혁신 의지는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공천 실무의 핵심 요직인 전략기획부총장 자리마저 친윤계·영남권 출신 인사로 채워질 경우 사실상 쇄신은 물 건너갔다는 비판과 함께 당 안팎의 김기현 대표 사퇴론은 더욱 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국민 절반 가까이가 국민의힘이 현 김기현 대표 체제가 아닌 '새 지도부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응답했는데요.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17일 발표·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8.3%는 "새로운 지도부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보수층(57.4%), 국민의힘 지지층(55.7%), 60대 이상(54.9%) 등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게 김기현 체제를 비토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결국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특히 보수 지지층의 위기감이 더욱 큰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그럼에도 김기현 지도부의 결정은 근본적인 체질 변화가 아닌 '면피성 쇄신'을 택했습니다. 
 
사실 김 대표는 이날 새벽까지 직전 정책위의장을 지낸 영남권 3선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시갑)을 사무총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했다가 당내에서 '돌려막기 인사'라는 우려가 나오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새롭게 선임된 인물들 역시 중량감이 떨어지는 탓에 쇄신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성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 '아내의 유혹'처럼 장서희씨가 점 하나 찍고 나온다고 다른 사람이라고 믿어줄 수는 없는 거 아니겠느냐"고 비판했고,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간판 내지는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책임자가 바뀌지 않고 임명직 당직자만 바뀐다고 해서 국민께 어떤 큰 의미를 드릴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여당을 향해 "적어도 보수정권이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통령이 지금의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보이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 전환을 호소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전 대표의 '여당 집단 묵언수행 결자해지' 촉구에  "특별히 드릴 말씀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도중 조수진 최고위원과 김성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 온종일 파문이 일었습니다. 김 부원장은 조 최고위원으로부터 당직 인선안을 전달받은 뒤 "황당하네. 김기현 대표 쫓겨나겠네"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대화 내용은 유출 직후 김 대표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일자 김 부원장은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청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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