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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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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것 찾는 SK…유동성 위기에 수세 전환

SK케미칼이 제약사업부, SKC도 광학소재사업 팔기로

2023-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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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SK그룹이 계열사 자산을 차례로 매각하며 유동성 대책에 나섰습니다. 기존에 신사업 분야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렸던 투자전략에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SK하이닉스 등의 적자폭이 3분기 줄어들 전망이지만 연간 적자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먼저 정해둔 배터리, 에너지 등 투자금이 대규모라 부채 부담은 커질 전망입니다. 이에 주요 계열사 실적이 반등하기까지 그룹도 당분간 몸을 사릴 듯 보입니다. 
 
 
회사수 광폭 확장 멈췄다
 
16일 SK그룹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제약사업부 매각을 진행하는 데 이어 SKC도 광학소재사업 등 자산을 매각합니다. SKC는 먼저 광학소재사업을 SK피유코어에 양도해 165억3100만원을 확보합니다. 또한 SK피유코어 발행주식 전량을 오는 12월29일 코리아피유홀딩스에 양도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이달 중 체결한 예정입니다. 주식 처분금은 4103억원으로 계산됐습니다. SK케미칼의 경우 제약사업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해 6000억원 정도를 챙길 예정입니다. SKC의 자회사인 SK엔펄스도 특수목적 자회사(SPC) 관련 중국사업 일체를 내년 1월31일까지 처분키로 했습니다. 역시 자산유동화 목적입니다.
 
그룹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자산전략이 두드러집니다. 그간 SK그룹은 계열사 수를 대폭 늘리며 신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SK하이닉스가 적자 전환한 작년 4분기 이후에도 한동안 확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올들어 2월말까지 SK그룹 내 계열 회사 수는 201개였습니다. 이전 3개월여 사이 신규 설립 또는 분할로 8개 회사를 보탠 수치입니다. 2017년 말 SK그룹 계열 회사 수는 101개였는데 2020년 말까지 148개로 늘었고 이후에도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초 기준 계열사 수는 201개에서 멈춰섰습니다.
 
SK그룹의 확장 노선을 지탱했던 여러 환경요소가 부정적으로 변한 탓입니다. 신규 투자금을 조달했던 증시의 기업공개 조건이 녹록지 않습니다. 금융에서 대출하는 금리도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주요 계열사들이 적자를 보며 운영자금을 차입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습니다. SK그룹의 순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75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19조원이나 늘었습니다. 올 1분기 말에는 82조원을 찍었습니다.
 
영업적자로 차입부담 증가
 
계열사별로 지배기업 SK의 부채가 상반기 말 기준 123조8514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8조원 정도 늘었습니다. 게다가 SK는 3분기째 당기순손실을 보는 중입니다. 그룹내 또다른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도 부채가 같은 기간 2조원 정도 늘었습니다. 대신 자본이 3조원 가까이 늘어 부채의존도는 개선됐는데 유입된 현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작년 3분기 SK케미칼에 대한 추가 지분 매입으로 기존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화 되며 회계상 변동이 있었을 뿐입니다. SK디스커버리는 2분기에 당기순손실로 전환했습니다.
 
그룹 주축 사업은 통신만 양호하고 정유화학과 반도체의 부진이 무겁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같은기간 부채가 5조원 정도 늘었습니다. 실적도 작년 4분기 후 올 2분기 다시 영업적자전환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부채가 8조원 정도 증가했습니다. 자본도 9조 넘게 감소해 부채의존도가 커졌습니다. 3분기째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운영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오는 부담이 나타납니다.
 
SK온 배터리 사업의 기업공개 호기를 잡지 못한 SK이노베이션은 일단 유상증자를 단행해 급한 불을 껐습니다. 하지만 화학사업 업황 전망이 좋지 못하고 배터리도 전방 전기차 판매가 둔화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3분기 미국 IRA 보조금을 수령해 그나마 실적이 개선됐지만 배터리회사들 공통적으로 막대한 대미 시설투자금을 감수해야 합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위주로 작년 약 8조원의 투자금을 썼고 올해도 배터리 약 7조원을 포함, 총 10조원 정도 쓸 예정입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는 메모리 업황이 최근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지만 3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SK그룹 관계자는 "자금부담을 해결할 수단은 역시 배터리 부문 상장인데 그러기 위해서도 먼저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반도체가 적자를 보고 정유화학도 경기부진 탓에 어려운 형편에서 중동지역 지정학적 문제(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로 유가가 상승할 변수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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