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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달성 자신하던 교원투어, 실적 개선 언제쯤?

교원투어, 지난해 189억 손실…완전 자본잠식상태

2023-10-12 06:00

조회수 : 7,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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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교원투어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교원투어는 학습지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이 지난 2021년, 여행 업체 KRT를 인수해 만든 여행사인데요. 수수료가 높은 홈쇼핑을 통해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적자가 쌓여갈 경우 자칫 모기업인 교원라이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업계 3위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공고한 여행업계 구도에 균열을 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원투어는 지난해 1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여행사의 주요 수입원인 여행알선수수료와 항공권 수입수수료 등을 포함한 영업수익(매출)은 9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후발주자로 여행업계에 뛰어든 만큼 교원투어는 MZ 세대를 공략한 특화상품과 함께, 교원라이프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 교원투어가 개최한 여행이지 간담회에서 장동하 교원투어 대표이사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교원투어)
 
교원투어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지난해와 올해 각각 조승우, 손석구 등 유명 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했습니다. 2021년 2억8000만원에 불과했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1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하나투어(039130)모두투어(080160)의 광고선전비가 각각 164억원, 35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원투어가 업계 선두권 수준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하면서 이름 알리기에 올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교원투어의 상반기 송출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3414% 증가했습니다. 공격적인 영업에 대한 결과물이 도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교원투어는 주 영업채널로 홈쇼핑을 채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여행이지' 브랜드 론칭 이후 지난해 총 99회에 걸쳐 홈쇼핑으로 여행상품을 선보였는데요. 교원투어 전체 매출 가운데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비중은 5% 가량으로, 여행업계에서는 교원투어의 홈쇼핑 진행 횟수가 업계 선두권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홈쇼핑은 단 시간에 대량으로 모객이 가능하고 홍보에도 도움 되는 채널입니다. 방송 이후에도 추가 모객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전국 대리점 체계를 갖춘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와 다르게 참좋은여행(094850), 노랑풍선(104620), 인터파크투어 같은 직판 여행사들이 홈쇼핑을 이용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수익성보다는 볼륨(매출)을 키우기 위한 채널"이라면서 "홈쇼핑 수수료가 매우 높아, 업체로서는 마이너스에 가까운 마진을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홈쇼핑에 매진하는 교원투어의 수익성이 우려되는 배경입니다.
 
재무 상태 역시 좋지 않습니다. 2022년 말 기준 자본금이 모두 소진된 상태인데요. 총부채(511억원)가 자산총계(417억원)을 넘어서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94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된 것입니다. 2020년 초 교원라이프가 당시 교원투어 전신인 중견여행사 KRT를 인수할 당시 경영악화로 완전 자본잠식상태였으나 인수 2년 만에 그 전철을 밟고 말았습니다.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벌였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전의 여행업계 구도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교원투어의 부진은 지분 91.93%를 보유한 모기업 교원라이프에 영향을 줍니다. 교원라이프는 교원투어의 자본잠식으로 인해 대여금(180억원) 가운데 86여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하고 이를 지분법손실 처리했습니다. 자회사인 교원투어의 적자가 내년 이후에도 계속되면 교원라이프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내년에도 교원라이프의 교원투어 지원이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교원투어가 KRT 시절과 다르게 모객을 많이 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유명 배우를 기용한 광고 매체와 빈도 등을 고려할 때 여행업계에서는 흑자를 낼 수 없는 구조"라며 "올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가 되지 않겠나 하고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순위권에 올라오지 못했지만 많은 돈을 투자한 자회사를 1~2년만에 버리진 않을 것"이라며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며 상조업과 시너지가 난다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교원투어는 직판 채널 강화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입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올해 3분기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송출객 수를 기록했는데, 4분기 들어서도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여행 수요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프리미엄 상품 및 테마 상품 라인업 확대, 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통한 상품 출시, 시니어 여행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성장세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늘어나는 미주 여행 수요에 맞춰 시애틀과 포틀랜드 등 미국 북서부를 여행하는 '색다른 미서부’를 선보였다. (사진=교원투어)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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