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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을 잡아라'…재계 총수들, 제2의 중동붐 '전력'

10대 그룹 총수들, 다음달 원희룡 장관 중동 방문 동행 추진중

2023-09-21 15:29

조회수 : 9,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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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는 재계 총수들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주도하는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 수주를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사우디에서 사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총수들이 중동에 총출동해 빈살만 왕세자와의 회동을 성사시킬지, 어떤 얘기가 오갈지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최태원 SK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들은 다음 달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중동 일정에 동행을 추진 중입니다. 정부는 당초 건설 기업인 위주로 방문단을 구성하려고 했으나 네옴시티 수주 확대를 위한 목적으로 사우디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의 총수급으로 방문단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사진=연합뉴스)
 
재계의 관심이 집중된 네옴시티 사업은 사우디 북서부 홍해 안에 170㎞에 달하는 직선 도시 '더 라인',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을 건설하는 메가 프로젝트입니다.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사업 기회가 열려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옴시티는 서울시 크기의 44배 면적에 5000억달러(약 660조원) 규모의 대자본이 투입되는 건설 프로젝트인데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 경제·산업을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키 위해 빈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기획된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입니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단 점에서 '미스터 에브리띵(Mr. Everything)'으로 불리는 빈살만 왕세자. 그는 6년 전 왕세자로 책봉된 뒤 부총리와 국방장관, 왕실 직속 경제위원장 등의 직책을 맡으며 사우디 경제와 국방, 안보 정책 등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력을 지닌 빈살만 왕세자가 원하는 것은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풀이되는데요.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9년 방한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지난 50년 동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거둔 많은 성과를 목도해 기쁘다"면서 "한국이 번영을 누리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어 "에너지와 자동차, 관광,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약이 준비됐다"며 "사우디는 투자에 유망한 국가로 변모하려고 시도 중이다. 서로 통상과 투자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한국의 기술 노하우를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빈살만 왕세자(왼쪽 다섯번째)가 지난해 11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SPA캡처.)
 
네옴시티 수주는 한국 기업으로서도 호재입니다. 네옴시티에 주목하는 것은 주택 건설부터 인프라, 모빌리티,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수주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네옴시티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도 점차 늘고 있는데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네옴 프로젝트의 핵심 주거 공간 '더 라인' 내 지하터널 '스파인'의 첫 구간 12km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네옴시티 건설현장에 53톤 대형 굴착기 30대와 대형 휠로더(차륜식 건설기계) 50대를 공급합니다.
 
재계에선 빈살만 왕세자와의 사업 기회를 잡으려는 물밑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의 경우 빈살만 왕세자와 이 회장의 친분으로 수주전에서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3년 전 방한한 빈살만 왕세자와 삼성 승지원에서 단독 면담했으며, 다른 총수들과의 만남도 주선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글로벌 인맥이 탄탄한 이 회장의 경우 빈살만 왕세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인물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삼성이 네옴시티 수주전에서 다수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현대차의 경우 중동 첫 생산기지를 사우디에 세우기로 하면서 빈살만 왕세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오는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 내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는데요. 이 경우 네옴시티 내 전기차가 주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 회장은 사우디를 방문해 전기차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빈살만 왕세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앞서 총수들은 지난해 11월 빈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 2시간가량 차담회를 갖고 네옴시티를 비롯해 에너지, 기술, 산업, 건설, 스마트시티 등 경제협력 방안을 광범위하게 논의한 바 있습니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인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SPA)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재용 회장이 빈살만 왕세자의 오른쪽에 앉아 마주본 채로 얘기를 경청하고 있고 그 옆으로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의 순으로 자리했는데요.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당시 회동을 마친 뒤 "사우디는 여러 사업을 같이한 파트너"라며 "앞으로 여러 가지 미래 사업도 같이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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