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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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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 핵잠 시찰…북러 '핵 밀착' 우려

우주기지 찍고 전투기·군함 생산시설로 이동

2023-09-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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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전투기 생산 공장과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 등을 시찰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거래 약속 이후 친밀 행보가 지속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는 더욱 고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의 재래식 포탄을 받는 대가로 정찰위성 기술과 핵추진잠수함 등 핵심 전략기술까지 넘겨주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정은, 러 전투기·군함시설 둘러본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하는 전용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정상회담이 열렸던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동쪽으로 1170㎞가량 떨어져 있는데요.
 
김 위원장 전용 열차인 태양호 속도가 시속 60Km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15일 오전쯤 러시아의 첨단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57과 민간 항공기 등을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전투기 생산 공장뿐만 아니라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 등도 있는데요. 지난 2001년과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문한 적이 있는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는 전투기 및 군함 생산시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수호이(Su)-35 등 러시아의 최신 전투기를 북한이 도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일정을 소화한 뒤 전용 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1150㎞가량 떨어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예정인데요. 오는 16일 정오를 전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태평양함대 사령부, 극동연방대학교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때 실질적인 군사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을 열고 마주앉아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러 '악의 무기고'에한반도 군비경쟁 ↑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의 최첨단 우주시설인 보스토치니 기지에서 지난 13일 북러 정상회담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고 언급, 사실상 정찰위성 기술 이전을 공식화했는데요.
 
한미가 군사적 효용이 없다고 판단한 현재 북한의 정찰위성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지닌 러시아의 도움을 받으면 새로운 위협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의 위성 기술에 이어 소형 원자로 등 핵추진잠수함 핵심 기술까지 거래에 성공한다면 북핵 위협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원하는 군사 기술 완성의 마지막 퍼즐을 러시아가 맞춰주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간 역사적인 사례를 보면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현재까지 첨단 무기 체계 기술을 이전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의 기술 지원 요청엔 선을 그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북러 정상회담이 끝나자 한 목소리로 북러 간 군사외교 밀착을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러가 무기거래를 진행하기로 한다면 우리는 조처를 하고 적절히 다룰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후과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을 위한 군사력을 확보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북한이 러시아가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 또한 원치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비경쟁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북한에 핵과 미사일 기술을 러시아가 제공하면 그만큼 북한의 군사력은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러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한미일 군사협력 수준을 더 높일 수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한미일 삼각동맹 대 북중러 대응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줄 왼쪽)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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