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와 핀란드, 헝가리 등 유럽에서 민족주의를 위시한 극우정당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나치의 트라우마로 극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독일에서까지 극우정당이 강세를 보이는 게 특히 주목되는데요. 오늘 토마토Pick은 독일과 유럽에서 부는 극우정당 강세 현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독일 극우정당 AfD
여론조사서 집권여당 앞질러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독일 현지 여론조사기관 포르자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지지율이 21%를 기록하며 울라프 슐츠 총리의 사회민주당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극우정당이 집권당을 제친 것인데요. 2025년에 치러질 독일 총선에서 AfD가 어느 정도의 득표력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관련기사
극우정당 바람, 유럽 공통현상
‘극우 바람’은 독일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 핀란드, 헝가리 등 유럽 각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극우정당 인사가 총리에 당선되는 날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지난해 9월 25일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당선됐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인 동시에 ‘여자 무솔리니’라고 불릴 정도로 극우 색채가 진한 인사입니다. 그는 성소수자 반대와 반이민정책을 내세워 당선됐습니다.☞관련기사
-폴란드: 극우·민족주의 성향인 ‘법과 정의당’(PiS)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당선된 이래 계속해서 우경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치러질 총선에서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의 수용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 연달아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다음 대선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핀란드: 극우정당 ‘핀란드인당’은 4월 총선에서 두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해 우파 연립정부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 정당 대표인 리카 푸라 핀란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지난 2008년 SNS에 인종차별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관련기사
-헝가리: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 2010년 5월 이후 현재까지 집권 중입니다. 그는 성소수자 차별과 반이민정책을 표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에서는 친러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스웨덴: 지난해 9월 총선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이 원내 제2정당이 되었습니다.☞관련기사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Vox)는 지난 7월 총선에서 33석을 확보했습니다. 52석에서 33석으로 줄어들면서 총선에선 패배한 셈이 됐지만, 총선에서 연달아 30석 이상을 차지한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분석입니다.☞관련기사
-오스트리아: 극우성향 ‘자유당’은 지난해 대선에서 지지율 17.9%를 기록해 패배했습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관련기사
나치 문제 딛고 선 AfD
유럽에서 극우정당의 상승세는 더 이상 드문 풍경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극우정당 AfD가 주목받는 것은 히틀러의 나치당을 겪었던 독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무장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하려고 한 25인 중 AfD 소속 전 의원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는데요. 그럼에도 1년여 만에 여당을 제칠 만큼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겁니다. 독일 우경화의 제동장치였던 나치의 과거사조차 더는 극우정당 상승세를 막지 못하게 된 셈입니다.☞관련기사
극우정당의 부상엔 난민문제 있어
극우정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기하는 이슈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난민 문제입니다. 2010년대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반이민 정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난민정책은 수용 국가의 치안과 안보, 경제문제와 밀접하기 때문에 유럽 각국은 도의적 책임과 실질적 부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극우정당들은 이 틈을 비집고 배타적 민족주의를 강조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는데요. 범죄율 증가와 주거비 상승 등 문제를 난민의 책임으로 돌리는가하면, 치안을 위해 그들을 배척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폴란드는 난민을 막기 위한 장벽을 건설하기까지 했죠.☞관련기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위기 촉발
이에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시작된 에너지 위기, 이로 인해 촉발된 인플레이션 등 경제위기가 극우정당의 에너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가 의존도가 높았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스 수입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급격히 상승했고, 이는 경제위기로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친러 성향을 보이고 있는 극우정당들은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주장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교역은 중국, 자원은 러시아
지나친 경제 의존, 역풍 계기로
독일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세계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독일이 역성장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부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후 본격화한 에너지 위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AfD는 난민 수용 반대, 독일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을 기치로 내세워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 제재 완화하자는 주장도 다른 나라의 극우정당과 다르지 않습니다.☞관련기사
사실상 주류 된 극우정당들의 미래
이외에도 그리스와 네덜란드도 우경화 바람이 불고 있는 등 유럽에서 민족주의 성향을 띤 극우의 행보는 이제 군소정당의 돌풍을 넘어 주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극우정당 바람이 언제까지 이어질까’인데요. 극우정당 돌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난민 문제와 에너지 위기에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독일을 제외한 상당수 국가들의 극우정당들이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해 최근 온건화 경향을 보이는 점도 주목됩니다. 프랑스의 마린 르펜 대표의 지속적인 극우 색채 지우기가 대표적 예입니다. 르펜은 지난 2017년과 2022년 프랑스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표에게 모두 패했지만 그 격차는 2017년 32%p에서 중도 확장을 한 2022년에는 16%p로 차이를 줄였습니다. 독일 극우정당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갈까요?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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