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다음 달 납품대금연동제 시행에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표준 연동계약서를 발표했습니다. 다음 달까지 연동제를 자율 도입하고 연동실적이 우수한 동행기업에 대해서는 2024년도 수·위탁거래 및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한시적으로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중기부와 공정위는 1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납품대금연동제 현장안착 간담회'를 공동 개최했습니다. 이날 이영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유원 LG전자 부사장 등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공기업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 장관은 "납품대금연동제의 본격 시행이 한 달쯤 남았다. 강력한 법일수록 구성원들이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강력한 규제가 돼버리는 병폐가 있다"며 "다행히도 연동제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동행기업의 수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납품대금연동제를 통해 새로운 상생문화, 거래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가운데)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영 장관 왼쪽)이 11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 합동 납품대금 연동제 현장안착 간담회' 에 참석해 동행기업 참여기업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중기부는 9월 현재 납품대금연동제 동행기업 수가 4208개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 1108개사가 참여한 것에 비해 9월에는 8일 만에 1386개사가 참여해 연동제 확산세가 가파르다고 전했습니다. 중기부는 그동안 기업과 법무법인 등을 대상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연동제를 소개하는 136회의 로드쇼도 진행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앞으로의 경쟁은 기업 대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그 기업을 백업해주는 협력업체를 모두 포함하는 생태계와 생태계 간 경쟁이 될 것"이라며 "대·중소기업이 함께 경쟁력을 키워나갈 대 경제 여건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적극적 상생의지와 자발적 참여 의지를 당부했습니다. 현재 공정위는 10월4일 납품대금연동제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령 재개정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두 부처는 기업들이 연동제 도입 시 활용할 수 있는 통일된 표준 연동계약서를 소개하고, 연동제 시행에 앞서 자율참여하고 있는 우수기업에 제공되는 추가 인센티브 및 납품대금 연동 확산지원본부의 지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표준 연동계약서는 원재료 가격변동 및 연동여부의 기준이 되는 원재료 가격의 기준지표, 연동대상 주요 원재료, 조정요건 및 연동산식 등을 기재하는 연동표의 작성방법, 연동절차, 연동의무가 없는 원재료에 대한 연동방법, 탈법행위의 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합니다.
연동대상이 되는 주요 원재료 중 양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연동하지 않기로 한 경우 그 취지와 사유를 기재하도록 한 표준 미연동계약서도 배포했습니다. 미연동계약 체결 시 미연동 대상 원재료 명칭, 당사자 간 협의 개요, 미연동사유 등을 반드시 적시하도록 했고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미연동합의를 강요하는 탈법행위는 금지된다는 내용을 명시했습니다.
오는 10월까지 동행기업에 참여하는 위탁기업 또는 원사업자 중 참여 수탁기업 수, 연동계약 체결 기업 수 등 참여실적이 우수한 동행기업에 대해 2024년 1년간 수위탁거래 또는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한시적으로 면제합니다. 다만 2023년 실태조사 등을 통해 처분을 받은 기업, 사건이 진행 중인 기업 등은 실태조사 면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고려해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해 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위탁기업(원사업자)뿐만 아니라 중소 수탁기업(수급사업자)도 연동계약 체결을 위한 원가정보 제공 등 사전준비가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업전반에 대한 교육·홍보를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원재료 가격 기준지표 설정 등 현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연동제 세부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