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임유진

http://www.facebook.com/profil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IFA 2023)선도의 한국·매서운 중국·힘빠진 일본…아쉬움 속 막내린 IFA

IFA 2023 트렌드는 '친환경·지속 가능성'

2023-09-06 15:58

조회수 : 8,80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IFA 2023 행사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 가전 불황에도 참가 기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돋보였습니다. 전반적인 기술 트렌드는 '친환경·지속 가능성'이었는데요. 전세계 기후난으로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저감과 이에 따른 AI(인공지능) 기술력이 테마였습니다. IFA에 참가한 글로벌 가전업체들 역시 신제품 보다는 에너지 고효율 가전을 내세워 친환경 노력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국가별로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중국의 추격, 일본 미미한 존재감으로 요약됐습니다. 중국의 경우 물량공세로 존재감을 과시했는데요. 행사 전체 참가 기업 2000여개곳 중 절반이 넘는 1279개사가 중국 기업이었습니다. 중국 최대 가전기업 하이얼과 TV 회사인 TCL을 비롯해 아너, 하이센스 등 주요 업체들은 대규모 부스를 꾸리고 인해전술을 펼쳤습니다.
 
독일 베를린 메쎄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다.(사진=임유진 기자)
 
그간 중국 제품은 저가에 촌스럽다는 기존 이미지가 컸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화려함은 물론이고 기술력 격차도 좁히는 제품군이 다양하게 전시됐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삼성과 LG 제품을 베끼던 수준을 넘어 기능과 디자인면에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인 건데요. 화웨이에서 분사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해온 폴더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조지 자오 아너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각) IFA 2023 기조연설에서 "우리 제품 두께는 9.9 ㎜로 13.4㎜인 삼성 갤럭시(폴드5)보다 얇고, 무게도 231g으로 갤럭시 폴드5(253g)보다 가볍다"고 삼성을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액세서리 같은 지갑 모양의 폴더블 스마트폰 'V 펄스'도 공개했는데요. 스마트폰에 체인 등을 달아 핸드백처럼 들고 다닐 수 있는 제품입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데요. V펄스를 펴보거나 접어보지 못하고 관람만 가능했습니다. 외국 관람객들은 아너 전시관에서 연신 제품을 구경하거나 설명을 들으면서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행사장의 중국 아너 전시회장에서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임유진 기자)
 
중국 아너의 폴더블폰.(사진=임유진 기자)
 
TCL 부스 역시 유럽 바이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는데요. 아예 행사장인 '메쎄 아레나' 입구와 출구 맨 꼭대기에 자사의 로고를 붙인 대형 현수막을 걸며 행사의 주인공 행세를 했습니다. TCL은 부스 한복판에 초대형 163인치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 '더 시네마 월'을 전시했는데요. 이는 IFA에 전시된 TV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였습니다. IFA의 메인스폰서를 맡은 하이센스는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는 출입증에 자사 로고를 박았습니다. 양사는 관람객들이 찾기 편한 소위 '목 좋은 곳'에 전시장을 꾸리기도 했습니다.
 
TCL이나 하이얼 등은 에너지 저감 성능을 강조하며 유럽 가전시장의 트렌드와 주파수를 맞추는 데도 주력했는데요. 그간 중국업체들이 낮은 품질에 저가의 보급형 제품으로 사업을 영위해왔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기후 위기시대를 고민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을 알려 진출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행사지인 독일의 날씨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9월 초인데도 늦가을, 초겨울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5분정도 비가 내리다가 갑자기 태양이 작열하는 등 오락가락해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업계 관계자 역시 "기후변화 때문에 유럽에서 에어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좋은건지,나쁜건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행사장에 중국 기업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임유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행사장에 중국 기업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임유진 기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와 TV 업체 하이센스의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는데요. 전시 기간 발행된 IFA 소식지의 첫날 표지는 조지 자오 아너 CEO가 장식했습니다. 
 
반면 일본의 존재감은 미미했습니다. 대표기업인 소니는 부스를 차리지도 않고 비즈니스 공간만 마련했습니다. 소니가 그간 IFA 행사에서 스마트홈, 초프리미엄 제품 등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 것과 정반대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외 도시바, 샤프 등도 세탁기, 식기세척기, TV 등 전통적인 가전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쳤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행사장 모습.(사진=임유진 기자)
 
행사국 독일의 밀레는 LG전자의 의류 관리기 '스타일러'와 유사한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밀레 제품은 현지인들이 구입 이유로 "it's Miele"(밀레예요)라는 답변을 할 정도로 124년의 역사를 지닌 유럽 대표 브랜드로 꼽힙니다. 그런 밀레가 런더리 캐비닛 '에어리움'을 신제품으로 내보인 건데요. 이와 관련해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IFA 현장 간담회에서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가 '스타일러'를 선보인 게 가장 인상적이었다"면서 "경쟁자가 한 명 늘었다기보다는 스타일러라는 제품의 효용성을 해외에서도 인정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경기 불황속 전자·가전업계의 기술력을 선도했습니다. 삼성전자 전시관에는 게이밍 모니터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LG전자 전시관에서는 제품과 서비스를 휴대전화나 태블릿과 연동하는 체험을 하는 관람객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대 6026㎡ 규모 전시장에서 '의미 있는 연결'을 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을 부각했습니다. 스마트홈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기반으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소개했습니다.
 
LG전자는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삶'을 주제로 꾸민 전시관에서 가전과 에너지 솔루션을 공개했습니다. 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주거 솔루션 'LG 스마트 코티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전시 부스에는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적용하고 전시 구조물을 최소화했습니다.
 
그간 IFA는 정보통신(IT)·가전 업체들의 신제품·기술력 공개의 장으로 불렸는데요. 이번 행사는 B2B전시(기업 간 거래)로 치중되면서 현지의 관심도와 관람객이 예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내년 IFA 2024는 100주년을 맞는 해로 위상을 회복할지 주목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 임유진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
관련 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