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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식품업체 자회사 실적 '극과 극'

매일유업, '폴바셋' 운영 엠즈씨드 실적 가파른 증가세

2023-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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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주요 식품업체들의 자회사 실적이 최근 몇년간 극명하게 갈리면서 모회사에 든든한 수익을 가져다 주거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식품업체들은 자회사가 성장하게 되면 모회사도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되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반면 수년에 걸쳐 모회사의 재정적 지원을 퍼붓고도 자회사 실적이 고꾸라지면 오히려 모회사를 위협하는 걸림돌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매일유업 '엠즈씨드', 10년만에 영업익 13배↑ 
 
서울 시내 한 폴바셋 매장. 사진=뉴시스
 
매일유업의 자회사인 '엠즈씨드'는 최근 몇년새 눈에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외식계열사 운영사로 폴 바셋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9월 국내에 1호점을 오픈했고 14년이 지난 현재 135개 매장을 운영중입니다. 엠즈씨드는 지난 5월엔 크리스탈제이드의 영업권도 매일홀딩스로부터 양도받았습니다. 
 
엠즈씨드는 2013년 설립 당시 연간 매출 118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456억원 매출과 1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10년만에 매출은 12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13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경쟁사에 비해 폴바셋 매장수는 200여개도 되지 않지만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2018년 100개점을 돌파한 이래 연간 10여개 안팎의 매장을 오픈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상홀딩스의 자회사인 대상웰라이프는 지난해 중견기업 수준인 2000억원 후반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2018년엔 매출 491억원과 영업이익 38억원에서 4년 뒤인 지난해 매출 275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대폭 성장했습니다. 
 
대상웰라이프는 지난 2018년 대상에서 분사 뒤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자회사로 설립됐습니다. 환자용 식품 브랜드 ‘뉴케어’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회사입니다. 지난해 10월 '대상라이프사이언스'에서 ‘대상웰라이프’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남양, '건강한사람들' 1200억 투자했지만 성과 없어
 
남양유업 자회사인 '건강한사람들'(옛 남양F&B)은 4년째 적자 수렁에 빠져있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영업손실 기록해 올해 2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153억원에 달합니다. 
 
남양유업은 우유·분유사업 침체와 장기간 이어진 불매운동으로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래먹거리로 건강기능식품에 집중하기 위해 '건강한사람들'을 설립하고 자금을 투입했지만 현재까진 밑빠진 독에 물붓기입니다. 
 
특히 남양유업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현물출자 형식으로 건강한사람들에 총 118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2018년 270억원 △2019년 435억원 △2020년 40억원 △2021년 435억원 등을 투입했습니다. 
 
투입한 자금으로 생산설비 시설 확충에 힘을 쏟았습니다. 지난 2020년 약 870억원을 들여 충남 홍성에 다양한 건기식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신세계푸드의 자회사인 스무디킹코리아는 지난 2015년 영업손실을 기록한뒤 손실 폭이 매년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1년 연매출 81억원을 기록하면서 100억원 밑으로 떨어진 뒤 지난해엔 67억3805원을 기록했습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영업 손실은 69억원입니다. 올 상반기 스무디킹코리아 매출은 31억1700만원, 영업손실은 1억2000만원입니다. 
 
스무디킹은 '제2의 스타벅스'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은 브랜드입니다. 지난 2012년 한국 법인이 미국 본사를 역인수했고, 2015년 12월 한국법인 및 베트남 지역 영업권을 물적분할해 신세계푸드에 18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폴바셋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모회사와 자회사간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남양유업은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기보다 새로운 사업영역에 발을 담근 것이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승자는 누구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식품 제조업체들은 필연적으로 자사 외식 브랜드를 키워야한다"면서 "자회사 실적이 잘 나오면 마진을 더많이 가져갈 수 있지만 실패해도 계속 도전할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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