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진아

toyouja@etomato.com

지금 이 순간, 정확하고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사라진 '종전' 굳혀진 '정전'…한반도 신냉전 시대

정전협정 체결 70주년…평화 체제 구축 '과제'

2023-07-27 22:00

조회수 : 3,24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6·25 전쟁의 포성이 멈추고 휴전선이 그어진 지 70년이 됐습니다. 27일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맞았는데요. 한국은 전쟁이 '정지'된 기간에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두 가지 성과를 이뤄냈지만,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70년간 한반도는 숱한 고비를 넘기면서도 평화 체제 안착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는데요. 특히 윤석열정부 들어 한·미 동맹 강화라는 결실도 있지만,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이 고착화되는 위험요인도 존재합니다. 남북 대화와 협력은 더욱 멀어졌고 긴장과 대결의 시간은 더 길어진 모습입니다.
 
70년간 한미동맹 강화에도…한반도 핵위기 가중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데임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 부부,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 등 유엔 참전국 정부 대표단과 함께 유엔기념공원 내 상징구역에 있는 룩셈부르크 국기, 뉴질랜드 기념비, 영국군 전사자 묘역 및 유엔군 위령탑을 참배했습니다. 유엔군 위령탑은 지난 1978년 6·25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됐는데요.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국내 수산물 시장 상황 등을 점검하고 지역 상인들을 격려했습니다. 이어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정전협정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는데요.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국군과 유엔사 의장병의 호위를 받아 입장하는 유엔군 참전용사 62명 한 분 한 분을 무대에서 영접했으며, 마지막으로 입장한 테드 에이디 캐나다 참전용사를 자리로 직접 안내했습니다. 또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족 2명에서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했습니다. 
 
6·25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유엔 참전국 정부대표단과 함께 찾아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멀어진 남북 대화·협력…높아진 남북 긴장·갈등
 
지난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70년이 흘렀지만 한반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북한의 비핵화는 멀어지고 되레 군사적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는데요. 남북 간 긴장과 갈등은 여전한 가운데, 세계적 신냉전 질서 속에 뚜렷해지는 동북아의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는 더욱 고착화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윤석열정부의 대북 강경 노선은 이 같은 대결 구도를 가속화하는 모습인데요. 한반도 경색 국면 속에서 출범한 윤석열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웠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 해 동안 세 차례나 열렸던 문재인정부의 남북 대화 기조를 "가짜 평화"라고 평가하면서 지난해 말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군을 '적'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한·미 동맹 강화에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군사력을 앞세운 '힘에 의한 평화'는 '핵 대 핵' 대치로 치닫고 있습니다.
 
경색된 한반도의 긴장감은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대규모 한·미 군사연습 등에 대한 북한의 도발은 잦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정식 출범과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기항에 반발해 북한이 평양 순안-부산까지 거리인 550㎞에 맞춰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높아질수록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각 공조 구축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이 대중 전략을 '디리스킹(위험 완화)'으로 전환하고 중국이 신임 외교부장에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임명하면서 새 국면이 엿보임에도 윤석열정부는 신냉전 질서에 힘을 실으면서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모습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과거 사례를 보면 대화 속에 해법이 있고 대결 속에 해악이 있다"며 "지금은 남북 정상 간 서로 적대관계, 누가 더 적에게 강한 타격을 주느냐는 듯한 경쟁을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대화 단절은 갈등 유발의 핵심 요인으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가 있을 때는 북한의 핵 위협이 완화됐다"며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북한이 핵으로 정면 대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면서 미국의 핵 전략자산 전개 등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7일 '무장장비전시회-2023' 오프닝 영상에서 북한판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 박진아

지금 이 순간, 정확하고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