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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반지하 '참변' 반복되나…32만가구 피해불안 '여전'

전국 반지하 27% 수도권 집중…올여름 비 많이 올 확률 40%

2023-06-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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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올여름 엘리뇨의 영향에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반지하 거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등 중부지방에 일시적으로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반지하가 침수돼 일가족 3명이 갇혀 사망하는 등 다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지난 1년간 정부는 관련 대책들을 쏟아냈지만, 전국 32만가구에 달하는 반지하 침수 피해 예방에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8월 8일 쏟아진 많은 비로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빌라 반지하가 침수돼 일가족 3명이 갇혀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진은 침수 빌라 주차장에 물이 차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많을 가능성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해 피해가 컸던 수도권의 경우 본격적인 장마철인 7월 강수량은 예년보다 많은 확률이 40%로 전망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최근 반지하 침수피해 방지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해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컸다"며 "올여름 같은 피해가 재발해선 안 된다"고 주문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정부는 반지하 침수피해 발생 이후 재해 취약주택 해소 등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반지하주택 밀집지역에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신축 전환을 유도한다고 발표했지만, 수년에 걸치는 재개발 사업 특성상 실제 사업추진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서울시 역시 반지하와 이주에 필요한 지상부 주택을 포함해 올해만 5250호를 사들인다는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기준 매입 계약이 끝난 곳은 98호에 그쳤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국 반지하 주택 가구 수는 총 32만7000여가구로 집계됐습니다. 표는 시군구별 거주층별 가구 규모.(표=뉴스토마토)
 
이러한 탓에 반지하 거주민들은 올해 다가오는 장마가 부담입니다. 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국 반지하 주택 가구 수는 총 32만7000여가구로 이 중 수도권에만 31만3900여 가구가 몰려있습니다. 지자체별로는 서울시가 20만800여가구로 가장 많고 경기도 8만8900여 가구, 인천시 2만4200여 가구 순입니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반지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취약건축물의 주거 상향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김준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2년 대규모 도시 홍수 이후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상습침수구역 내 반지하 주택 건축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그간 지속적으로 지정·관리되지 않고 법 제정 이전 건축물에는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결국 중요한 건 주거급여 상향과 반지하 거주민들이 이동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물량 확보"라며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하다가 참사를 당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의지를 갖고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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