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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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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우선주 상폐 피했지만…"저출산·오너 리스크 과제 산적"

유증으로 상장 주식 수 20만주 맞춰

2023-06-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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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우선주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던 남양유업이 유상증자 납입 성공으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분유 업황 자체가 침체기에 접어든 데다 홍원식 회장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 사이에 2년간 걸친 소송전으로 실적 저하가 지속되는 등 기업 정상화를 위한 걸림돌이 너무 많다는 분석입니다.
 
유증 성공으로 상폐 위기 벗어나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초 남양유업이 진행했던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는 지난 12일 납입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양유업은 기명식 우선주 3만3338주를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 방식으로 추진했는데요. 구주주 청약진행은 이달 1~2일, 일반공모는 7~8일 실시됐습니다. 특히 우선주 일반공모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133.71대 1에 달했습니다.
 
남양유업의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은 21만5500원이며, 총 모집금액은 71억8434만원입니다. 신주 상장일은 이달 22일입니다.
 
유상증자 발행에 성공하면서 남양유업은 우선주 상장 폐지 위기에서도 벗어나게 됐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남양유업의 상장 주식 수는 16만6662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의 주식 수에 미달되는 수치였기 때문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 주식 수가 20만주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은 관리 종목으로 선정됩니다. 이후 반기 연속 상장 주식 수가 20만주 미만이면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우선주 투자자 보호, 거래 급등락을 방지하기 위한 금융 당국의 조치입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관리종목지정 우려가 예고된 데 이어, 올해 2월 관리종목에 지정된 바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내달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수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된 것이죠.
 
남양유업 관계자는 "당사의 상장 주식 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됐다"며 "다만 이번 증자가 자금 조달 목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업황 침체·홍원식 회장 소송전 리스크…실적 저하로 직결
 
남양유업 측은 자금조달 목적으로 이번 증자를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남양유업을 둘러싼 각종 부정적 이슈 및 상황을 감안할 때 복합적인 의도로 증자가 추진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남양유업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우선 분유 업황 자체가 급속도로 침체되고 있는 것이 문제인데요.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작년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만1500만명 감소한 24만9000명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전년 대비 0.03명 줄어든 0.78명으로 통계 편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영유아를 주력 대상으로 한 분유 업체들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2897억원으로 2017년 4314억원 대비 약 33% 감소했습니다.
 
원유 가격 상승, 낙농 업계 수익성 악화도 남양유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원유가격은 1㎏당 1137원으로 지난해 전체 평균(1098원) 대비 39원 상승했는데요. 1분기 남양유업이 낙농가로부터 구입한 원유 매입액은 685억원 규모로 전체 원재료 매입 규모 대비 53%에 달합니다.
 
남양유업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역시 낙농가 원유 매입 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홍원식 회장과 한앤코 사이에 2년간 걸친 소송전도 기업 성장을 가로막았다는 분석입니다. 한앤코는 계약대로 주식을 양도하라며 홍원식 회장 일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과 2심 모두 승리한 바 있는데요. 이르면 이번 여름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양유업은 지난 2년간 홍 회장 소송 재판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 경영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과정에서 그간 저조해진 실적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겨졌습니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작년 영업손실은 868억원으로 전년(779억원) 대비 11.4% 확대됐고, 올해 1분기만 해도 영업손실이 157억원에 달합니다.
 
한 경영학과 교수는 "남양유업을 둘러싼 위협 요인들은 모두 단기간 내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의 사안이 아니다"라며 "최우선적으로 소송 이슈가 마무리되고 경영 쇄신을 통해 지난 수년간 훼손됐던 기업 가치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좋지 못한 유업 업황과 맞물려 기업 실적 악화 흐름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시민이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를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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