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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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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 비는데…총선용 포퓰리즘 폭주

총선 앞두고…여야, 너도나도 포퓰리즘 정책·법안 '봇물'

2023-06-05 06:00

조회수 : 1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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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정책과 법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가채무가 1000조원이 넘고 올해 세수는 벌써 30조원 넘게 구멍 나면서 역대 최악의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인데도 여야의 선심성 공약 경쟁은 멈추질 않습니다. 
 
문제는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여야의 퍼주기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텐데, 이 같은 포퓰리즘 법안들이 이미 적신호가 켜진 국가 재정건전성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랏빚을 일정 비율 이내로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총선 앞둔 여야…선심성 입법 '손발 척척'
 
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내년 총선이 10개월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네 탓' 공방만 하며 죽기 살기로 싸우는 여야지만, 선거 때만 되면 포퓰리즘 정책이나 선심성 복지사업 앞에선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여야의 주요 포퓰리즘 정책·법안들을 살펴보면 우선 최근 '대학생 1000원 아침밥'이 대표적입니다. 순천향대가 지난 2012년 시작한 1000원의 아침밥 캠페인은 대학들의 자발적 참여로 확산되다가 2017년부터 정부 정책으로 추진했는데요. 여야의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지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초 취지가 퇴색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 4월 고위당정협의회에서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을 희망하는 전 대학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지원액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민주당 역시 정부 지원을 1500~2000원으로 확대해 전국 전문대와 대학 모두 방학에도 하루 두 끼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학 학자금 대출 이자의 면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도 대표적인 포퓰리즘 법안입니다. 돈 쓰는 법안뿐만 아니라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 포퓰리즘 법안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민주당은 초등학교 취학 전 아동에게 적용되는 교육비 세액공제 혜택을 18세 미만으로 확대하자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요. 농림·어업에 쓰이는 석유류에 면세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은 깎아주는 세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여야 가릴 것 없이 '벌떼 발의'를 했습니다.
 
여기에 역대급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데도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고 전기·가스요금 인상 결정도 계속 미루다 찔끔 올린 것도 포퓰리즘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비판 여론에 잠시 미뤄뒀던 공공투자사업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을 크게 늘리는 법 개정안 추진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재정건전성 훼손에도재정준칙 법제화 '제자리'
 
문제는 '돈 쓸 곳'은 많은데 '나라 곳간'은 비어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기획재정부·감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1033조4000억원으로 1000조원대를 처음 돌파했습니다. 세수 역시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걷힌 국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34조원이나 적었습니다. 예산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세수결손'이 기정사실이 된 가운데, 역대급 세수 펑크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나랏빚을 우려하며 재정건전성 확보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관리재정수지(정부 수입에서 지출을 뺀 값, 4대 사회보장성기금 제외) 적자 폭을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재정준칙 법제화는 여야의 '네 탓' 공방 반복에 5월 임시국회에서도 결국 논의되지 못하고 6월로 넘어갔습니다.
 
이 같은 현실에 경제원로들은 지난달 25일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치권에서 건전재정 원칙에 대한 합의는 제쳐두고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정신으로는 재정건전성이 확보가 안 된다"며 "최우선 개혁 대상은 정치다"고 비판했고,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 재정은 마르지 않은 샘물인 것처럼 생각하는 주장들이 정치권 일각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채무 비율 자체보다 증가 속도다.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 향후 국가채무 비율이 높은 레벨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속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서는 예컨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도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한데 아직까지 세부내용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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