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범종

smile@etomato.com

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디지털 여가 시대, 게임은 가정 행복 징검다리

게임, 어른의 책임 회피 수단서 소통 창구로

2023-05-10 16:03

조회수 : 5,70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세계 앞에 홀로 선 작가의 고뇌, 서사를 잇는 연출, 차가운 반전과 뜨거운 감동, 여운을 주는 주제곡과 클로즈 크레딧···.
 
영화 얘기냐고요? 아닙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직접 결말로 나아가는 '종합 예술', 게임 이야기입니다. 장르에 따라 작가의 글이 중요하고, '스타크래프트'에 스타워즈처럼 방대한 줄거리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분이 아직도 계십니다.
 
잘 모르지만 왠지 나쁠 것 같고, 주변에서 그렇게들 말하니 확신하게 되는 걸 편견이라고 부릅니다. 청소년을 '입시 앞둔 통제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과 게임에 대한 편견이 맞물려 생긴 '셧다운제'가 대표 사례입니다.
 
아동심리 전문가 마인드스페이스 최희아 대표가 지난달 21일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자라나는 게임 소통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정부가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막겠다며 2011년 시행한 셧다운제는 2022년부터 청소년 본인이나 법정대리인 요청이 있을 때 게임 시간을 조절하는 '게임 시간 선택제'로 대체됐습니다. 정부는 청소년의 심야 이용 매체가 유튜브와 소셜 미디어 등으로 다양하고, 모바일 게임 사용자가 늘어난 현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제도는 그간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과 행복 추구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고, 게임에 대한 인식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셧다운제의 폐기는 청소년 문제를 게임 탓으로 돌리면 어른의 책임을 덜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는 걸 의미합니다.
 
게이머가 자라 부모가 되면서, 자녀의 게임 이용에 대한 학부모 인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자녀와 함께 게임한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2018년 46%에서 2022년 59.3%로 뛰었습니다. 2022년 1028명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자녀와 함께 게임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80.2%), 30대(73.3%), 40대(61.8%)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되고 나니, 내 아이와 게임으로 소통하는 법은 낯섭니다. 정부와 게임업계는 건전한 게임 이용으로 가정 내 소통을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해왔습니다.
 
정부는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 따라 게임 이용 문화 교육 강화, 게임 과몰입 대응체계 구축 사업 등을 펴고 있습니다.
 
게임업계에서도 건전한 게임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가 넷마블입니다. 넷마블(251270)은 2016년부터 전국 초등학생과 학부모 대상으로 게임의 특성과 활용법을 알리고 가정 내 게임 소통을 지원하는 '게임 소통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임 소통 학교는 지난해 기준 누적 3200여명이 다녔습니다. 1단계 '찾아가는 게임 소통학교'는 부모와 초등학생 자녀가 함께 게임의 특성과 활용법, 게임 소통을 배우는 온라인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6~8월 주말에 30회 열립니다. 참여 가족 규모는 200개입니다.
 
1단계에 참여한 학부모는 2단계 '함께하는 게임 소통학교'에서 가정 내 게임 소통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적용 방법도 배웁니다. 연간 2회로 9~10월 진행됩니다.
 
올해 생긴 3단계 '자라나는 게임 소통학교'는 전 단계 모두 참여한 학부모와 1대1 코칭, 가정 내 부모와 자녀 간 소통법 점검 등 사례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첫 시간은 지난달 21일 진행됐습니다. 올해 두번째이자 마지막 교실은 11월 열립니다. 내년부터는 참여자 요구와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 횟수가 바뀔 수 있습니다.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의 속성과 순기능적 요소들을 공유하여 교육 효과가 가정 내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요건을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더욱 교육을 필요로 하는 분들께서 참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을 가지고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21일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자라나는 게임 소통학교'.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가정 내 건전한 게임 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학교에 찾아가기도 하고, 여러 캠프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온라인 전환을 시도했고 오늘날 3단계 교육으로 거듭났습니다.
 
넷마블 관계자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부분을 교육에 녹이려고 노력했다"며 "한 번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효과를 위해 단계별 교육을 추가하며 가정 내 건강한 게임 문화가 실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효과는 뚜렷합니다. 넷마블은 자녀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부터 게임 소통 학교 전 과정에 참여한 부모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아이가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부터 게임 소통 방법을 배우고 자녀와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해 원활히 소통하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가정은 자녀가 하는 게임에 함께 관심을 가지면서 게임 외에 다른 소통 문제도 해결했다고 합니다. 부모가 게임으로 소통의 물꼬를 틀자, 자녀와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게 된 겁니다.
 
넷마블은 각 가정의 기대와 시대 흐름에 맞춰 게임 소통 학교를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넷마블 관계자는 "현재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1단계뿐 아니라, 2~3단계도 전국 단위로 진행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 이범종

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