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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라인 내전…핵심은 김태효

문화행사 '보고 누락'탓?…대통령실 내부 알력다툼 무게

2023-03-30 16:05

조회수 : 14,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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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목전에 두고 50년 지기 친구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외교·안보 라인의 방미 관련 보고 누락 사태, 대통령실의 내부 갈등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전 안보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의 알력과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사령탑이 중도 교체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일해법 '속도조절파' 김성한지소미아 주도한 김태효에 밀렸다
 
30일 대통령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날 김 전 실장의 사퇴에는 당초 외교·안보 라인의 방미 관련 '보고 누락' 사태가 이유로 거론되는 듯했습니다. 그동안 외교안보 라인에서 미국 측이 제안한 윤 대통령 부부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 동반 만찬에서의 '레이디가가-블랙핑크 합동공연'에 대한 보고를 수차례 누락했고, 윤 대통령이 해당 사실을 이달 초에야 뒤늦게 외교부를 통해 인지하게 됐다는 게 주된 배경으로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배경보다 대통령실의 내부 권력다툼을 주된 이유로 꼽으며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그간 외교가에서 널리 알려졌던 김 전 실장과 김 차장과의 불화설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인데요. 과거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산하 외교안보연구소) 시절부터 선후배 사이였던 두 사람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합을 맞춰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엔 같이 일했지만, 정책 방향 등을 놓고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지난 6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 발표와 한일 정상회담 의제 등 한일 관계를 두고 갈등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당시 김 전 실장은 강제동원 해법 방안 등과 관련해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면서 윤 대통령과 이견을 보인 반면, 김 차장은 승부를 보기 위해 속도를 낼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차장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밀실 처리' 비판에 휩싸인 인물입니다. 여기에 김 전 실장이 윤 대통령이 참석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한 것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여겨지면서 거취 문제에 불을 지폈다는 전언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짚어보면 집권 2년차에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일 관계 복원과 한미 동맹 격상, 한미일 협력 강화 등 일련의 외교정책 방향을 두고 외교·안보 라인에서 갈등이 노출됐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입니다.
 
급작스러운 안보실장 교체한미회담 악영향 불가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의 합동공연 제안을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가안보실장이 사퇴한단 말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블랙핑크·레이디가가 때문에 한 나라의 안보실장을 교체했다는 건 전 세계의 웃음거리"라며 "갑자기 안보실장급 되시는 분이 그만둘 때는 보통 갈등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여당은 '김성한-김태효 갈등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김 전 실장의 전격 사퇴 배경에 대해 "확실하게 이유를 확인을 못했다"면서도 김 차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갈등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제강점기 징용 해법 발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미라는 대형 외교 행사를 목전에 두고 국가안보실장 전격 교체에 대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당장 오는 4월 말 한미 정상회담과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에 불리한 미국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협상 등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보실장 교체에 따른 한미 정상회담 영향은 당연히 있다"며 "정상회담을 하려면 국빈 방문이기 때문에 어젠다를 몇 주 전부터 다룬다. 적어도 한 달 전에는 준비를 하면서 어젠다를 맞추는데, 수장이 없어진 것 아니냐. 미국 측에서 카운터파트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공백 우려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부임한 조태용 주미대사를 새 국가안보실장에 기용했습니다. 조 신임 안보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출입기자들과 상견례를 가지며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실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장윤서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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