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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IB토마토]상장 앞 둔 바이오노트, '마이너스의 손' 등극?…1400억 날려

유바이오바이오·파마리서치바이오 평가손실 1393억원

2022-12-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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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2년 12월 15일 19: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체외진단 업체 바이오노트가 올해 바이오기업 투자로 약 14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지분을 대량 확보한 유바이오로직스(206650)의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그간 바이오기업 투자를 통해 2500억원을 넘어섰던 타법인출자 자산은 18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바이오노트 제2공장. (사진=바이오노트)
 
바이오노트가 지난 12일 상장을 위해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금융수익(연결기준)은 46억원이다. 전년 동기 금융수익이 713억원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감소한 수치다.
 
올 초 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확보한 주식 가치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유바이오로직스에 1482억원을 출자해 12%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당시 바이오노트가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투자로 남긴 평가이익은 44억원이다. 이후 바이오노트는 올해 1~4월 유바이오로직스에 총 572억원을 추가 투자하면서 지분을 16.72%까지 늘렸다.
 
그러나 유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올해 들이닥친 증시 불황과 바이오업계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연일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초 3만3900원(1월3일 종가)이었던 회사의 주가는 1만1650원(9월30일 종가)까지 하락했다.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지분 투자로만 1388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평가손실은 코넥스 상장사인 파마리서치바이오 투자 자산에서도 나타났다. 바이오노트는 지난 2015년 ‘신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파마리서치바이오의 주식 20억원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이후 지분을 꾸준히 보유해 오다가 작년 13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지난해 바이오노트의 파마리서치바이오 출자 장부가액은 40억원을 넘어섰고, 14억원의 평가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파마리서치바이오의 주가 또한 3만3950원(1월13일 종가)에서 3분기 만에 2만6950원(9월30일 종가)으로 23.9% 떨어졌다. 이에 따라 바이오노트 보유 주식도 약 4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유바이오로직스 보유 주식의 평가손실분을 더하면 1392억원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2550억원이었던 바이오노트의 타법인출자 자산은 1870억원으로 26.7% 줄었다. 올해 10월부터 이날까지 유바이오로직스와 파마리서치바이오의 주가가 각각 12.4%, 4.3%씩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타법인출자 자산 규모는 더욱 줄어들었을 전망이다.
 
 
 
이에 바이오노트는 바이오기업 투자가 재무적 투자 목적보단 사업 관련 시너지 창출에 가까워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조병기 바이오노트 대표이사는 지난 8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IB토마토>에 “바이오기업에 투자를 활발히 했던 것은 물론 재무적 이익 창출 목적도 있었지만, 우리가 가진 기술력, 유통 네트워크 등이 해당 기업의 핵심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다”라며 “특히 유바이오로직스는 자체 백신 플랫폼을 가진 곳인데, 바이오노트의 진단시약 후보물질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지분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은 “당초 사업적 목적 달성을 위해 투자한 만큼,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진다고 해서 팔아치울 생각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바이오노트가 지난해에 보인 바이오기업 투자 행보와는 대조를 이룬다.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4월 씨티씨바이오(060590)셀리드(299660)에 총 100억원 정도를 출자했다가 3분기 중 보유 지분을 모두 팔아치운 바 있다. 투자 당시 바이오노트가 밝힌 목적도 ‘사업 관련’이었다.
 
지난해에는 올해와 달리 바이오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던 시기였다. 특히 씨티씨바이오의 경우 반려동물용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주가에 반영됐고, 셀리드 또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주로 꼽히며 투자 수요가 대거 유입됐다. 당시 두 기업은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이오노트는 이 시기 씨티씨바이오와 셀리드에 대한 지분 투자, 매각으로 94억원의 처분이익을 남겼다.
 
이와 관련 김일중 바이오노트 전무이사는 <IB토마토>에 “작년에는 기술 확보, 신제품 개발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바이오기업 지분 투자를 꽤 활발히 했었다”라며 “하지만 이후 회사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판단해 다시 지분을 정리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의 창업자인 조영식 회장이 2003년 설립한 진단시약 제조기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인체용 코로나19 진단시약 반제품을 납품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뤘다. 오는 22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3.29대1,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은 약 1959억원이 몰렸으며, 시가총액은 확정 공모가(9000원) 기준 약 9000억원이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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