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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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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기 찾는 명동상가…코로나19 재유행 '그늘'

'거리두기·입국격리' 해제로 외국인 관광객 늘어

2022-07-08 06:00

조회수 : 4,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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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겼던 서울 명동 상권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입국 격리 규제가 풀리면서다.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2020년 4월 이후 중단됐던 관광 비자 발급이 지난 6월부터 재개되면서 해외 여행객이 유입되는 모양새다.
 
7일 기자가 찾은 명동거리 입구 '눈스퀘어 쇼핑몰' 앞은 상가 공사가 한창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빈 가게들이 수십미터씩 즐비하게 늘어서 흡사 유령도시 같았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령도시 같았던 명동에 외국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오픈 준비를 하고 있는 가게들이 많아지면 직원들도 늘어날 텐데 그러면 나에게도 좋다."
 
이날 전동카트를 타고 다니며 음료를 팔던 이 지역 상인 A씨는 비어있던 상가들이 속속 입점 준비를 하자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텅 빈 채로 있던 명동 메인거리 입구의 상가들이 가게 입점을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거리 곳곳에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방문객들이 큰 배낭을 메고 길을 찾는 듯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바퀴가 달린 짐 가방을 끌고 가거나 쇼핑백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은 거리에 잠시 앉아 음료를 마시거나 선풍기 바람을 쐬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길을 해메는 것 같아 보이면, 관광 안내원이 다가가서 길을 알려주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만, 중국인과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관광객은 보기 힘들었다. 명동 방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은 아직까지 출입국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주로 출입국 격리가 면제된 서양권 방문객이 주를 이루는 듯 보였다.
 
명동은 화장품 등 뷰티 관련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주 구매층은 서양권보다는 중국·일본·동남아 등 동양권 관광객이다. 지난달 문을 연 한 화장품 가게 업자는 "일본을 오가는 운항노선이 최근 재개되면서 일본 관광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방문객 유입이 이제 시작 단계라 아직까지는 가게에 손님보다는 직원들이 더 많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명동에 식당이 몰려있는 골목에는 관광객보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한 인근 직장인들이 더 많은 모습이다. (사진=윤민영 기자)
 
점심시간이 되면서 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식당 대부분은 외국인보다는 근처 직장인들이 가득했다. 휴대폰 케이스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입국 제한이 풀린지 얼마 안 된 데다 차츰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였다.
 
B씨는 "당장 매출이 확 늘어난 건 아니지만 6월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심해져도 관광 제한은 예전만큼 막지 못할테니 차츰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니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유동 인구가 많고 새로운 상가가 입점으로 분주한 입구 상권과는 달리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골목 곳곳은 아직도 입점 문의 종이가 붙은 채 침체한 모습이었다. 인근 가게들도 여전히 인건비를 줄여 명맥을 유지하는 분위기였다.
 
메인 거리에서 다소 벗어난 좁은 골목에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침체를 겪고 있는 빈 상가들이 즐비하다. (사진=윤민영 기자)
 
명동에서 20년 넘게 카페를 운영했다는 C씨는 아직까지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수준은 아니라며, 근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오후 시간까지만 직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C씨는 "요즘 재택근무가 거의 없다 보니까 확실히 오전과 점심때는 직장인이 많이 찾아서 매출도 올랐다"라며 "외국인도 종종 오긴 하지만 그걸로 매출이 회복됐다고 볼 수준은 아니라서 그래서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점심 이후에는 이 3층짜리 카페를 나 혼자서 감당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매년 봄에 줄어들던 확진자는 여름에 재유행으로 이어졌고, 올해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맞물리며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동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D씨는 "2년 동안 적자를 버티며 이제 좀 코로나가 풀리려나 하고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걱정"이라며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나오면 또 관광객을 통제하고 격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민감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전국적으로 사흘 연속 하루 2만 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2배로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의 경우에는 4~6일 연속 4000명대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역시 일주일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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