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보급물품 입찰 짬짜미 드러나…제일피복공업 등 89억 철퇴

2021년부터 5년간 조직적 담합…272건 입찰·총 150건 낙찰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방위사업청·조달청이 실시한 공공기관 보급물품 구매 입찰에 짬짜미한 제일피복공업 등 3개 사업자가 공정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이 입찰 담합한 기간은 2012년부터 5년간으로 총 150건을 낙찰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 제일피복공업·한일피복공업·삼한섬유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88억9200만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다. 나머지 대광사·한일상사·코데아에 대해서는 폐업 등의 사유로 종결처리했다. 삼한섬유의 경우는 위원회 심의 직전인 지난 1월1일 폐업해 시정명령 없이 과징금만 결정했다.

 

위반 내용을 보면 제일피복공업 등 6개 사업자는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방위사업청, 조달청이 실시한 272건의 보급물품 구매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 투찰가격을 사전 합의하고 담합을 실행해왔다.

 

보급물품이란 국방부, 교정청, 경찰청 등 공공기관에서 평시 또는 훈련 시 필요로 하는 물품으로 일반적으로 가죽 및 섬유 제품으로 다양한 종류로 생산·판매한다.

 

공공기관 보급물품의 경우 소규모 시설투자로도 생산이 가능하고 생산공정도 비교적 단순해 중소기업의 시장진입이 다른 제조산업에 비해 용이한 편이다. 대부분의 입찰도 중소기업 간의 과열경쟁 양상을 띠는 특성을 가진다.

 

6개 사업자는 각각의 명의로 입찰에 함께 참여하기로 합의하면서 각 투찰가격을 0.1~0.3%의 비율로 차이를 둬 낙찰확률을 높였다. 그 결과 총 272건의 입찰에 참여해 150건의 낙찰을 받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들 6개 사업자는 가족관계 등으로 구성된 사업자로 일명 '한일그룹'으로 불렸다. 각 입찰에서 외부적으로는 경쟁관계로 가장해 참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하나의 조직처럼 운영됐다.

 

장혜림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방위사업청, 조달청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보급물품 구매 입찰 시장에서 장기간 은밀히 진행된 입찰담합행위를 적발·제재한 사건"이라며 "향후 관련 입찰에서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국가 예산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 입찰에서 담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감시하고, 담합 징후가 발견될 경우 신속한 조사를 통해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제일피복공업과 한일피복공업, 삼한섬유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표는 사업자별 과징금 부과 내역(단위: 백만원). (표=공정거래위원회)

 

세종=조용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