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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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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가 온다②)당국은 아니라는데…러 4차 협상·증산 기대감도

통화·재정 당국 "스태그 가능성 낮다"에 무게

2022-03-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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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 물가 상방 리스크가 한층 커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고 선을 그으면서 시장과 큰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10일 열린 '2022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리스크로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연간 수치 전망을 구체적으로 얼마로 바꾼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물가 상방 리스크가 상당히 커졌다"고 밝혔다.
 
박종석 부총재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당초 예상보다 큰데 세계 교역 둔화, 비용 상승의 영향이 물가 뿐 아니라 실물에 영향 미쳐 하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수치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물가에는 상방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최근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대한 우려의 강도를 더욱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경기 침체 속 물가가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부총재보는 "아직까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단계는 아니다"며 "세계 경기가 미국 경기 호조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 나가고 있고, 물가 상승 압력은 커졌지만 경기침체가 같이 오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4일 금융통화위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잠재 수준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한 점과 일맥상통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달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미크론 확산 등 리스크 요인에도 지난해 연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생산·투자 등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낙관적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낙관적 전망을 놓고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름값, 외식 물가 등 급등에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나날이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낙관적인 전망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세부 지표를 면밀히 분석해 스태그플레이션 흐름을 잠재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에서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 12월(4.2%) 이후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4%대에 진입할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상황이다.
 
환율 상승도 국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을 뜻하고, 이는 국내 물가 상향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9원 오른 12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23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20년 5월 29일(1238.5원) 이후 1년 9개월 만의 일이다.
 
이에 반해 진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고공행진을 보였던 국제유가가 산유국 증산 기대로 이날 110달러를 하회하는 등 1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4차 협상에 대한 기대심리도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도처에 스태그플레이션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통화·재정 당국의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며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최악의 경제 상황을 가정한 보수적인 자세로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를 두고 통화·재정 당국과 시장 간에 큰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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