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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세영

[IB토마토]캉골 업고 뛰는 에스제이그룹…글로벌 도약은 '쉽지 않네'

지난해 매출 1400억원 예상

2022-02-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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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2년 02월 3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패션기업 에스제이그룹(306040)이 코로나19 악조건 속에서도 폭풍 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그 이면에 지목되는 ‘내수의존도’ 한계를 탈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히트 브랜드 ‘캉골’을 필두로 3년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어올랐지만, 글로벌향 매출은 고작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설상가상 기업공개 당시 목표했던 조인트벤처 형식의 직진출 프로젝트가 수년간 미뤄지면서 에스제이그룹 글로벌 드림 향방에 물음표가 달린다.
 
28일 대신증권 등 증권업계에 컨센서스에 따르면 패션기업 에스제이그룹은 지난해 매출 1450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 수준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각각 2020년도와 비교해 매출 36%, 영업이익은 56% 증가한 수치다.
 
 
 
뜨는 캉골 덕에 성장 쑥쑥
 
2008년 스페셜조인트그룹으로 출범한 에스제이그룹은 캉골의 ‘모자’를 수입해 판매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에스제이그룹 매출 대부분은 자체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기보다는, 유망한 브랜드 판권을 사와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매출을 올리는 형태로 창출된다. 이들의 주 사업인 캉골은 1938년 영국에서 탄생한 모자 브랜드인데, 2012년 에스제이그룹이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하는 IBML과 캉골에 대해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변곡점을 맞았다. IBML은 지적재산권(IP) 비즈니스 기업으로 캉골의 글로벌 로열티를 관리한다. 에스제이그룹이 마스터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모자를 넘어 가방, 옷 등의 품목으로 캉골의 라인업을 확대하자 시장은 반응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만 49%에 달했다.
 
2017년에도 또 한 번의 질적 성장을 이뤄냈다. 에스제이그룹은 호주 럭셔리 브랜드 '헬렌카민스키(HELEN KAMINSKI)'의 라이선스를 추가하며 몸집을 불렸다. 캉골이 캐주얼 브랜드라면 헬렌카민스키는 준명품 가격대 모자에 특화한 게 특징이다. 브랜드 확장은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헬린카민스키 인수 해인 2017년도 매출 455억원에서 2018년 686억원→2019년에는 매출이 1094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면서 원브랜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전체 매출에서 헬렌카민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인수 첫해 8.9%에서 2019년 20.4%까지 증가했다. 2020년에는 헬렌카민스키 입지가 21.8%까지 올라왔다. 사업 초기 적자를 면치 못했던 캉골의 키즈라인도 어느새 효자라인이 됐다. 전체 매출에서 키즈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2%에서 2019년 8.4%→2020년 14.1%→2021년 3분기에는 19.8%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오리지널 캉골과 키즈, 헬렌카민스키의 삼각 구도가 완성된 것이다.
 
출처/에스제이그룹
 
코로나19로 글로벌 사업 지체···해외 매출 1% 미만  
 
성장궤도를 달리는 에스제이그룹에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바로 ‘내수 위주’ 기업이라는 꼬리표다. 국내 패션기업 중 라이선스 측면에서 에스제이그룹과 함께 언급되는 기업으로는 F&F와 더네이쳐홀딩스가 있다. F&F(383220)는 MLB와 디스커버리, 더네이쳐홀딩스(298540)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라는 패션 브랜드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성장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캉골을 전개하는 에스제이그룹과 비교가 되곤 한다. 그런데 이들의 글로벌 행보를 놓고 보면 격차가 매우 크다. 라이선스 대표주자인 F&F는 중국 내 MLB 매장을 매년 두 자릿수 단위 이상씩 늘려가고 더네이쳐홀딩스도 디즈니로부터 중국 라이센스를 획득해 홍콩을 비롯한 중국 본토 사업을 직접 확장하고 있지만, 에스제이그룹만큼은 아직 성과가 없어서다.
 
에스제이그룹 지역별 매출을 비중을 살펴보면 2019년 패션 부문(제품, 상품 포함) 수출 비중은 0.22%→2020년 0.44%→2021년 3분기에도 0.45%에 머무는 등 내수 매출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에스제이그룹은 2020년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1년 내 스포츠 다이렉트(Sport Direct Plc)와 합자법인(조인트벤처)을 설립해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 비롯해 글로벌 지역에 모자를 제외한 전 상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다. 스포츠 다이렉트는 패션 브랜드를 상품을 취급하는 유통회사 겸 IBML의 모회사로 영국에만 700여 개 매장을 보유했을 만큼 유통체인망 인프라가 넓다. 에스제이그룹은 스포츠 다이렉트의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예기치 않게 코로나19가 터지고 외부 상황이 악화하며 글로벌 드림이 요원해졌다.
 
현재 에스제이그룹의 캉골 브랜드 권리는 국내사업 라이선스 하나다. 해외 매출은 단순히 중국을 비롯한 홍콩, 미국, 인도 등에 한국의 상품을 수출해서 얻는 수익에 그친다. 글로벌향 매출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외 유통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으로 지역에 매장을 열고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이때 해당 국가의 라이선스 자격이 필요하다. 문제는 중국이나 홍콩 등에 이미 캉골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는 현지 라이선스 사업자가 존재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협의가 늦어져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헬렌카민스키 역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라이선스를 넘어서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에스제이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캉골에 대해 글로벌 조인트벤처 협의를 진행하다 (모회사가 있는) 영국과 유럽 쪽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2년 동안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어 “(캉골의) 글로벌 사업을 위해 올해 협의 채널을 다시 재구축했다”라면서 “상반기 내로 협의가 진척되면 어떤 구조로 조인트벤처를 만들지, 라이선스 지역을 어디까지로 할지 그런 부분 등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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