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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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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여건은 마련됐다…종전선언 현실화될 경우 '대선' 강타

문 대통령 '종전선언' 제안에 김여정 잇단 담화로 화답

2021-09-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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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남북관계가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북한의 긍정적 반응으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종전선언의 키를 미국이 쥐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북은 물론 미국과 중국 모두 종전선언을 통해 얻을 이해가 커 급속도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 경우 내년 대선에도 영향이 불가피해진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화 재개에 대한 긍정적인 담화를 내놓은 지 사흘 만인 28일 오전 미상의 발사체를 쏘아올렸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개최했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격을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유감'을 표명하며 신중한 대응에 나섰다. 이중기준을 강하게 비판했던 '김여정 담화'를 염두에 둔 어휘 선택으로 읽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응을 확인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짙다. 김 부부장은 앞서 지난 25일 담화에서 '북한 미사일은 도발이고 한국 미사일 발사는 억지력'이란 한국과 미국의 태도를 '이중잣대'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남북정상회담과 종전선언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던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위해 한국 정부가 나설 것을 압박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실제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이 적대적인 정책을 철회한다면 북한은 언제든지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남북 양측이 기싸움에 가까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 임기 말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여건은 충분히 마련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현재 정체된 남북·북미 관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대화의 입구로서 의제를 던진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중국 모두가 쉽게 간과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북미 대화가 모두 닫힌 상태에서 종전선언을 계기로 다시 대화의 입구를 열려고 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북미수교까지 이어진다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도 노려볼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최근 한국의 SLBM 성공 등으로 군비경쟁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지게 되면 경제 재건에 집중해 사회안정을 최우선적으로 도모할 수 있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목도 긍정적인 요소다. 중국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한 자리에 모이는 그림을 연출하기를 원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이 자리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베이징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의 상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다. 시진핑 주석의 독재에 대한 국내외 비판 완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다가 갑자기 종전선언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 배경에는 중국과의 협의가 어느 정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베이징에 김 위원장이 오고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지 않겠나. 미국 정상도 같이 참여해서 종전선언을 하게 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대북 제재 해제 등이 따르지 않는 종전선언에는 부담이 없다. 종전선언은 선언적 의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 미국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불법 무기 프로그램으로 규정하고 우려했지만 전반적으로 즉각적인 위협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신중한 대응이다. 설사 한미가 종전선언이라는 목표에는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화 재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미국은 남북대화를 지지하면서도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면에서 종전선언을 매개로 한 선결조건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적대정책 폐기 요구가 구체적으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전략자산 전개 중단 이런 것까지 다 해내라는 이야기고, 이를 미국이 과연 받을 수 있겠느냐, 저는 못 받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종전선언 전 선결조건에 있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내세우는 조건들이 다 선결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미군 철수라든지, 적대시 정책 철회가 종전선언 하나에 다 붙는 것이 아니다. 이건 결론을 내기 위한 출구인 것이고 입구 쪽에서 본다면 북한이 선결 조건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다. 어느 정도 이번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오는 30일 인도네시아에서 대면협의를 진행한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대면협의를 통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의 필요성에 대한 '미국 설득'에 나서는 한편,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에 대해 미국 측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선언이 현실화될 경우 대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은 그해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하는 주요 배경이 됐다. 특히 남북의 평화 조성 분위기에 이를 폄하하려는 야당의 극우 행보가 부각된 것은 결정타였다.
 
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같은 대북관계 변화 움직임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임기 말을 앞두고 진행되는 또 다른 외교적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정상회담이 실질적 남북관계에 변화를 가져온 게 없고 임기 말을 앞두고 급하게 진행되는 남북정상회담이 어느 정도 효과를 가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19일 당시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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