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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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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파도, 이미 왔다…철강·건설기계 ‘주르륵’

피해업종 확산 여부 주시…"환율·VIX 참고해 매수시점 포착"

2021-09-2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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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추석연휴 핑계로 잠시 비켜서있던 우리 증시도 한발 늦게 저기압권에 들어서 눈치 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헝다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철강, 기계, 건설 등 많은 종목들이 이미 그 여파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지난 23일 역외채권 20억달러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헝다는 같은 날 위안화 채권에서 발생한 이자는 지급했으나 역외채권 이자는 갚지 못했다. 
 
이제 규정에 따라 30일 안에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디폴트가 선언된다. 헝다는 이를 막기 위해 채권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헝다는 이번 주에도 2024년 3월 만기 채권이자(4750만달러)를 갚아야 한다. 외부 지원 없이는 쉽사리 이 고비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정부가 지방정부에 헝다의 파산에 대비하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헝다그룹이 이자를 갚지 못해 파산 위험에 몰린다거나 최악의 경우 파산해도 중국정부와 금융권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이며, 계획적인 해체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 국내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헝다 파도는 연휴 끝 이틀간의 약세로 끝날 분위기는 아니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리먼 브라더스 수준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지,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지수 조정폭은 크지 않았지만 간접 영향권에 든 종목들이 다수 포착됐다. 철강 업종이 대표적이다. 
 
 
POSCO,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다수의 철강주들은 9월 들어 기세 좋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중순경부터 하락 반전했다. 
 
특히 국내 철강주들의 약세가 중국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정부는 오랜 기간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정책을 내놓는 한편 은행 규제를 강화해 부동산 시장으로 가는 돈줄 죄기에 나섰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채비율을 제한하는 디벨로퍼에 대한 직접 규제도 강화됐다. 
 
그나마 5월 이후 중국 내 조강생산량이 감소하고 중국정부도 동절기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철강 가격 하락은 지지됐지만 헝다그룹 파산위기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상승을 막고 있는 상태다. 9월 셋째주 철광석 시세 또한 철강 감산으로 인한 수요 우려에 선물시장 매도가 집중돼 한 주 동에만 21% 폭락했다. 
 
국내 철강가격도 7월에 고점을 찍은 후 빠르게 하락 중이다. 지난달 말 30만원 초반부터 기세 좋게 오르던 POSCO 주가는 13일 37만5000원 고점을 찍은 후 34만5000원까지 미끄러졌다. 현대제철도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으며 동국제강은 -16%로 낙폭이 더 컸다. 건자재인 철근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대한제강도 10%가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 G2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기세 좋게 오르던 건설기계도 휘청거렸다. 상반기 증가했던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이 부동산 시장 규제와 맞물려 크게 감소하면서 국내 관련주들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9월 초 4만9700원에서 4만1700원으로 주저앉았고 부품주인 진성티이씨 역시 1만3950원에서 1만1650원으로 밀려났다. 20%나 뒷걸음질 한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어서 낙폭이 더욱 컸다. 
 
 
중국 내부 변화에 민간한 철강과 건자재 관련주들이 먼저 움직였으나 헝다 사태가 이어질 경우엔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열려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헝다 이슈가 해결된다고 해도 이를 중국 디레버리징 과정에서의 노이즈라고 해석한다면 중국 수요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가격이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성급하게 현금을 투입하지 말라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한 후에 안정됐을 때, 변동성지수(VIX)가 30포인트 이상 상승시도 후 하락 반전할 때까지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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