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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시론)‘K방역’과 ‘C-방역’의 차이

2021-08-19 06:00

조회수 : 2,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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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은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 시스템이다.
 
나는 K-방역이 ‘K-팝’이나 ’K-푸드’처럼 전 세계가 호평하고 방역 모범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가혹하리만큼 철저한 봉쇄와 강력한 당국의 통제를 특징으로 하는 중국의 'C-방역'과 일란성 쌍둥이같이 보인다. 두 나라 방역의 강도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 하는 말이다. K-방역시스템을 도입한 나라도 없다.
 
중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발발 초기 최초발원지 우한(武漢)시와 후베이성을 완전 봉쇄,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감염정보와 인간전염 정보에 대한 (지방인지 중앙인지 알 수 없지만) 당국의 은폐와 왜곡 및 축소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속수무책으로 전 세계로 퍼져, ‘팬더믹’으로 번졌다는 책임에서 중국은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집중되자 중국 방식의 ‘대구 봉쇄’를 검토했다가 반대 여론에 화들짝 놀란 적이 있을 정도로 K-방역은 중국의 초기방역시스템을 빼닮듯이 유사하게 시행돼 온 것이 사실이다.
 
‘선제적인’ 빠른 검사와 감염경로 추적 및 병상확보와 의료시스템구축으로 치료역량 확보라는 '3T'(Test, Trace, Treat)를 주축으로 하는 것이 K-방역인데 이는 중국 방역시스템과 다를 바 없다. 중국 역시 우한봉쇄 직후 보름여 만에 2300여병상 규모로 가설병원 2곳을 신축하는 등 압도적인 방역 역량을 보였지만 그때는 이미 봉쇄된 우한시가 코로나 지옥으로 변한 후였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 및 사생활을 중요시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절대로 도입하지 못하는 것이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통제와 강제적인 사생활 추적을 통한 방역 체계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염예방법‘ 등에 따라 코로나 확진자가 마치 사회에 해악을 끼친 ’악성 범죄자‘처럼 취급받고 있다. 확진자 동선은 ’민감한 사생활‘ 임에도 신용카드 사용명세와 이동전화 통신기록 등 개인정보에 대한 광범위한 수집 및 확진자의 자발적인 동선 진술을 통해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것도 당연시되고 있다.
 
‘만리방화’ 등의 인터넷 통제는 기본이고 휴대전화 추적 및 시내 전역에 설치된 얼굴인식 카메라 등을 통해 전방위적인 감시와 통제의 ‘빅브라더’ 세상을 구축한 중국은 마음만 먹는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통제를 핑계로 온 국민의 동선을 감시할 수 있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지인은 며칠 전 한 베이징 시민이 확진자로 확인된 후 아파트 주민위원회에서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고 전했다. “당신의 휴대전화 이동경로가 확진자의 동선과 겹친다”며 “지난 며칠간의 이동경로는 물론,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고 다닌 나머지 시간의 행적까지 빠짐없이 기록해서 제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중국은 베이징 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확진자 거주 지역 전체를 봉쇄하고 전수검사를 하고, 2주간의 강제 격리조치를 일상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인구 100만~200여만명의 중소 도시의 경우에는 확진자가 단 1명이더라도 전 시민 전수검사를 2~3일 만에 끝낼 정도로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방역시스템이 전혀 부럽지는 않다.
 
수도인 베이징과 연결되는 해외항공 직항편도 모두 중단됐다. 베이징에 가려는 고위급 외교관도 다른 도시로 입국, 검사를 마친 후에야 베이징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고립’을 불사하는 중국의 강력한 방역시스템은 사실 내년 초로 예정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연말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대형 정치행사 등을 위한 사전조치 성격이 짙다. 방역 성공과 시진핑 주석 체제의 정치적 성공이 연결돼있는 셈이다.
 
뒤집어보면 베이징과 중국의 방역 시스템이 만에 하나 뚫리기라도 한다면 시 주석의 정치적 성공도 불안해질 수 있다는 얘기도 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코로나 위기 역시 어느 선진국보다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며 K-방역 성공을 거듭 자화자찬했다. 신천지 사태 때보다 더 많은 사상 최대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는 등 K-방역이 위기를 맞이한 시점에서다.
 
중국은 중국 기업이 직접 코로나 백신을 개발해서 8월 초 현재 14억 인구의 50% 이상의 2차 접종을 마쳤고 조만간 집단면역 수준의 접종률을 기록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2조2000억원을 투입, 2026년까지 세계 5대 백신 생산 허브가 되겠다는 다소 허황한 목표를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이렇게 K-방역의 성공 여부를 C-방역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마음이 불편한 일이다.
 
그러나 ‘정부 말 잘 듣는’ 시민의식 외에는 중국보다 나은 점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이 K-방역의 실상이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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