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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

(공모주 물량 확대 한달)첫 끗발이 끝…상장날 주가 회복 못한 기업 속출

상장사 10곳 중 4곳 반짝급등…개인 차익실현 매물 절대비중…"가격발견 기능 저해 우려"

2021-02-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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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올해부터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공모주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단타 매매 성향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첫날 주가 상승 기대감이 최대치에 달하는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의 매도 비중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모주 투자에 뛰어드는 소액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공개(IPO) 열풍에 힘입어 올해 상장한 기업 10곳 중 4곳이 상장 이후에는 첫날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티(236810)는 지난달 21일 상장 첫날 4만9000원 찍고 이달 17일 2만5700원에 마감했다. 솔루엠(248070)은 첫날 3만9800원까지 오른 후 2만6500원으로, 핑거(163730)는 4만1500원에서 3만3850원으로 하락했다. 씨앤투스성진(352700)(3만4650원→2만1050원), 아이퀘스트(262840)(2만7000원→2만1000원) 등도 첫날 고점 대비 각 40%, 22%씩 하락한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차익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엔비티의 경우 상장 첫날 전체 매도금액의 3647억원 중 2784억원을 개인이 매도했다. 이날 개인 순매수 금액(840억원)이 많은 이유는 공모주 청약에 실패하고 상장 당일 들어오는 개인이 많기 때문이다.
 
솔루엠 역시 첫날 총 매도금액 6648억원 중 5603억원이 개인 비중이 84.3%였다. 씨앤투스성진은 상당 당일 전체 매도대금 4015억원 중 3530억원어치를 개인이 팔았다. 모비릭스 역시 전체 매도금액 1440억원 중 1068억원이 개인 매도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이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올해부터 공모주 청약 시 일반청약 물량이 20%에서 25%로 확대되고 개인 청약 물량의 50%는 균등 배분 방식으로 공모해야 한다. 최소 청약 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게 동등한 배정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소액 청약자들은 공모주를 배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모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배려하는 방식이 시장을 투기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모주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떨어지는 점도 부작용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규 상장 기업들은 기관들이 수요예측을 통해 적정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후 일반 청약 경쟁률을 통해 주가의 적정성을 판단하는데, 균등배분 방식으로 소액 투기 수요가 들어오면서 판단을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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