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정부가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고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7일 입법 예고한다. 이에 따라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는 여성의 자유의사에 따라 낙태 결정이 가능하다. 임신 중기인 24주까지는 성범죄나 사회·경제적 요건 등을 충족하면 낙태할 수 있다. 정부는 입법 예고 기간인 4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해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게 된다.
여성단체는 낙태죄 폐지를 요구해온 만큼 정부 개정안에 거세게 반발한다. 24주가 지나 낙태한 여성이처벌받는 만큼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박수진 법무법인덕수 변호사는 "입법예고안은 헌재가 가장 근본적으로 다루고 있는 ‘여성의 실질적인 권리보장’ 차원에서 입법하라는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또 일부에서 우려하는 만큼 낙태죄가 폐지된다 해도 무분별한 낙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서지현 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주수 제한 낙태죄 부활은 위헌적 법률 개정”이라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개정안이 ‘공식적인 태아 살인 정당화’라며 낙태죄 존치를 주장했다. 7일 ‘전국 174인의 여성 교수 일동’은 성명서를 통해 '낙태 일부 허용 입법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부분의 낙태가 12주 안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모든 낙태를 허용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페미니즘 연합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신 중단에 허락은 필요 없다,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24.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충돌한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낙태 처벌 규정을 되살려낸 역사적 퇴행”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정의당도 반대쪽 입장에서 정부에 따졌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수많은 여성이 검은 옷을 입고 낙태죄 폐지를 외쳤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여성들이 자신의 삶과 건강을 안전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하며 보장 방안을 재고하라”고 일갈했다.
정의당은 “입법 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하여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논평을 내놓으며 신중한 태도도 보였다. 국민의힘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론도 팽팽하다. 누리꾼들은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 “국가가 여성 신체를 통제하는 구시대적 법안”, “책임지지 못할 거면 낳지 말라고 할 땐 언제고”라는 의견과 “태아 생명권도 생각해라”, “태아가 무슨 죄”, “12주면 다 허용하는 거 아니냐”라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에선 “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남자도 같이 처벌해라”는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