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자동차업체들이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장단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위험 분산을 위한 차원이지만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장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절박한 생존전략이라는 목소리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푸조시트로엥(PSA)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인수해 스텔란티스(Stellantis)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또 올해 제네럴모터스(GM)와 혼다는 그간의 포괄적 제휴를 강화해 전 차종 협력 수준까지 나아갔으며, 포드와 폭스바겐은 미래차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월 GM 자회사 크루즈는 혼다와의 협력을 통해 출시한 쿠루즈 오리진. 사진/크루주
올해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최대의 화제는 PSA와 FCA의 인수합병이다. PSA와 FCA는 지분 50:50의 공동 소유 구조인 스텔란티스의 내년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몸집을 키운 스텔란티스는 자동차 판매량 기준 세계 4위, 유럽 2위로 단숨에 올라서게 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스텔란티스는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차 생산을 도모한다. 특히 PSA는 이미 미국시장에 진출한 FCA의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시장에 재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동시에 FCA는 강점인 플랫폼에 PSA의 매연 저감 기술을 적용 개발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GM과 혼다는 올해 활발한 전략적 제휴를 펼치고 있다. GM과 혼다는 2013년 연료전지기술의 공동개발로 시작한 협력을 올해 핵심사업 전분야까지 확대했다. 지난 1월 GM 크루즈는 자율주행 자동차인 ‘오리진’을 혼다와의 협력을 통해 선보이며 생산을 위해 22억 달러를 디트로이트 햄트램 공장에 투자했다.
지난 4월에는 GM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얼티엄'을 탑재한 혼다의 차세대 전기차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9월에는 북미에서 신차 개발을 위해 다양한 차종의 플랫폼 공유와 부품 공동 구매 등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의 협력으로 비용절감을 통한 미래차 투자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것과 동시에 GM은 전체 사륜차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북미에서 올리고 있는 혼다의 시장 지배력과 자율주행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혼다는 GM을 통해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 역시 제휴를 확대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초드의 카고밴과 폭스바겐의 시티 밴, 중형 픽업트력 등 차량 800만대를 공동 생산할 예정이다. 또 양사는 2023년 포드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 MEB를 바탕으로 한 유럽 시장용 전기차 출시와 함께 자율주행 분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체들의 이 같은 동맹 결정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대에서 신차 개발을 위한 단기 성장 전략과 미래차를 위한 중장기적 투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과 투자 위험을 분산하기에는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환경 친화적인 미래차 투자를 위해선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해 협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한 예로, 친환경차는 연구개발비가 많이 소요되는 만큼 향후에도 자동차업체간 전략적 제휴는 향후에도 활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큰 타격을 입으며 완성차 판매와 연구개발 예산이 감소했다"며 "그럼에도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혁신은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업체와 IT 업체들은 전기동력 자동차, 자율주행차 관련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이업종 공동연구개발 촉진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1980년대 중반 이후 선진국 기업간 전략적 제휴는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 기업간 기술 제휴는 대기업간 과도한 경쟁과 준폐쇄적인 구조에 가까워 국내 주력 산업 대기업 공급업체 간의 기술협력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