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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기자, 보험으로 돈 벌겠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얼마 전 106대 질병수술비 가입을 고민하는 내게 취재원이 건넨 말이다. 당시 나는 속 쓰림과 소화 불량 등으로 소화기관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혹시나 녹내장과 백내장에 걸려 수술하게 되지는 않을까라는 막연한 걱정도 있었다.
보험을 알아보던 중 진단비와 다르게 질병수술비는 매번 가입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100개가 넘다 보니 식도질환, 위궤양, 녹내장, 관절염, 편도염 등 보장받을 수 있는 수도 많았다. 수술 하나에 적게는 2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도 좋았다.
이런 내게 취재원은 보험으로 돈 벌고자 하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보험은 질병, 상해 등이 닥쳤을 때 기존 자신의 자산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가입하면 되지, 100개가 넘는 질병수술비를 오롯이 다 가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질병수술비 보험금을 받는다는 것은 몸이 아팠다는 것이다. 일평생 살면서 3번 이상 수술하는 사람은 드물다. 100대가 넘는 수술을 다 받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1년에 한 번씩 보험금을 목적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 '좀비'라고 봐도 무방하다.
취재원 말대로 보험으로 돈 벌지 말자는 원칙을 세우고 생각하니 명확해졌다. 다시 가입한 약관들을 펼쳐보니, 이미 구실손보험에서 질병입원의료비로 최대 1억원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3대 질병인 암, 뇌, 심장질환만 추가 가입하는 게 좋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물론 여유가 있어 가입하는 것은 상관없다. 재정적인 여유가 있어 여러 가지 담보의 충분한 보장금액으로 가입하는 것은 안전한 일이다. 다만 나는 월 6만원 이상의 질병수술비 보험료를 감당할 여유가 충분치 않았고, 필요보다는 여러 번 가입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혹한 것이다.
최근 보험업계에서 논란이 되는 무해지보험 절판 마케팅을 보면서 질병수술비가 떠올랐다. 이 사건 역시 보험으로 돈 벌지 말자는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 문제라는 게 내 생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무해지보험은 좋은 상품이다. 납입기간을 충족하면 표준형에 비해 최대 200% 이상의 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무해지보험을 내달부터 가입할 수 없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무해지 보장성보험은 어디까지나 보장성보험이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을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다. 필요한 보장성보험을 장기간 유지할 목적으로 찾고 있던 중 마침 환급률까지 높은 무해지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면 서둘러야겠지만, 단순 환급률에 현혹해 가입하는 것은 소비자도, 설계사도, 보험사도 결과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보험으로 돈 벌 생각 하지 말자.
박한나 금융팀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