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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7개 생명보험사가 망한 이유는?
무능한 경영진 탓 …"일본 사례 반복하지 말아야"
입력 : 2020-08-30 오후 12:01:00
IMF 외환위기 전후 주요국 생명보험사 파산 사례 사진/보험연구원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생명보험회사의 파산은 인재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일본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30일 보험연구원 소속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생명보험회사 파산과 경영 리더십' 보고서에서 "일본의 경우,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경영 환경 변화에 파산의 책임을 넘긴 일본 사례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1997년 4월부터 2001년 3월까지 7개 중소형 생명보험사가 파산했다. 파산 원인은 자산 거품 붕괴 이후 저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차역마진과 투자 손실로 알려져 있다. 당시 파산한 일본 생명보험사 경영진은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는 당시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재난에 해당해,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경영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파산한 일본 생명보험사는 △무능력 △부정직 △고위험 추구 △전횡 등 크게 4가지의 역량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리더십이 없는 경영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행태라는 것이다. 
 
파산한 7개 생명보험회사 모두 부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자산부채종합관리(ALM)에대한 개념이 없었고 위험관리 능력이 떨어졌다. 이들은 자산 거품기 동안 높은 예정이율의 저축성보험 판매에 따른 금리위험의 상품 특성을 파악하지 못했다. 현금흐름 분석도 자산 거품 붕괴 이후에야 시작했다. 
 
이들은 자산 규모가 크면 클수록 파산 위험이 낮아진다는 믿음에 따라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자산 확대 경쟁에 나섰다. 금리 하락과 주가 급락은 근시안적으로 판단해 자산 거품 붕괴 전후의 경영이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심지어 타이쇼(大正)생명은 투자 사기도 당하는 무능력을 보여줬다. 
 
또 파산한 일본 생보사들은 부정직했다. 토호생명과 치요다생명의 경우, 친족기업과 부실기업에 대한 부적절한 대출이 대규모로 이뤄졌다. 치요다생명은 정경유착 로비에 대출을 활용하기도 했다. 닛산생명은 자산거품 붕괴 이후 단체보험 가입 기업이 자산운용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대규모 해약 사태를 초래했다. 
 
토호생명과 쿄에이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이나 현금흐름분석 관련 자료를 이사회에 제공하지 않았다. 경상이익을 흑자로 보이기 위해 파생상품 등을 활용했고, 파산 직전 결산에서도 지급여력비율에 문제가 없는 등 분식회계와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파산 시 보고한 초과부채 규모와 실사 후 나타난 초과부채 규모 역시 차이가 컸다. 
 
아울러 파산한 7개 생명보험사 모두 고위험만 추구했다. 금리위험을 무시했으며, 자산운용은 높은 예정이율과 배당 부담으로 수익률을 추구했다. 1990년 주식, 부동산 관련 대출, 해외 유가증권 등 높은 위험자산 비중이 70%를 상회했고, 자산 거품 붕괴 이후에도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지 않았다. 이자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 시 환헤지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사회 등의 견제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사장이나 사장 측근이 경영과 관련된 결정을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닛산생명, 치요다생명의 경우, 소수 측근에 자산운용과 관련해 과도한 권한을 부여했다. 토호생명은 사장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았으며, 다이하쿠생명 역시 사장이 경영의 모든 결정을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 생명보험산업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생명보험산업은 2023년 부채시가평가 도입을 앞두고 초저금리와 역성장 등으로 경영 환경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어 경영 역량과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 생명보험산업은 파산 교훈을 통해 최우선 과제로 자본을 확충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며 "또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상품전략을 수립하고, 자산 부채 듀레이션 갭을 축소시켰으며, 내외부 규율을 강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박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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