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유력 중견 건설사들이 서울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중흥건설그룹과 호반그룹 등이 서울지역 정비사업 수주 성과를 내고 청약 흥행에도 성공하며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수도권 택지 확보 전략이 서울 영역 확장에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지역 건설사란 꼬리표가 붙은 이들이 경기도와 인천에서 택지를 다수 추첨 받아 아파트를 세우면서 인지도를 쌓고, 이를 발판 삼아 서울에 입성했다는 것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과 호반 등 중견 건설사가 서울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흥은 최근 계열사 중흥토건이 서울 구로구에서 약 500억원 규모의 길훈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회사는 이 사업으로 구로구 오류동에 23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한다. 서울 외곽이고 규모도 작지만 서울 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중흥그룹은 이에 앞서 영등포와 강동구에서도 재개발 사업을 따내 분양에 나선 바 있다. 특히 강남4구로 꼽히는 강동구 물량은 이달 분양에 나섰는데 평균 35대 1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강남4구라는 상징성 때문에 이곳의 성적이 중흥의 서울 입지를 평가할 척도라는 관측이 있었는데, 준수한 청약 성적표를 받으며 서울내 인지도를 확인했다.
호반그룹도 서울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연초에는 장위 15-1 구역의 가로주택사업을 수주했고, 지난 4월 청약을 접수 받은 ‘호반써밋 목동’은 평균 128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호반건설을 비롯해 3개 회사가 뛰어든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에서는 수주는 못했지만 경쟁사로 참여한 유력 대형 건설사보다 많은 표를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건설사의 서울 확장 배경에 택지 확보를 통한 수도권 진출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호반과 중흥은 그간 수도권의 공공택지 다수를 추첨 받아 아파트를 세웠다. 수도권 곳곳에 브랜드 아파트를 조성하며 지역 건설사란 꼬리표를 떼고, 인지도를 높여 서울에서도 브랜드 영향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택지 확보가 이들에겐 서울 진출의 발판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가 비교적 관심 두지 않는 소규모 사업을 공략한 것도 이들 중견사의 서울 진출에 주효했다. 다만 최근 들어 대형 건설사들이 일감난을 호소하면서 자회사를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중견사의 서울 진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사보다 브랜드가 밀리는 중견사들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조합에 무상옵션 제공 혜택을 늘리는 등 표를 얻을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공신력을 쌓고, 회사의 유동성을 바탕으로 조합에 제공하는 혜택을 확대하는 등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공공택지내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