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업계에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사와 중견사 구분 없이 그린에너지 역량 강화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에 뛰어드는 이유는 기존 건설업의 미래가 어둡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이 한 축을 맡고 있어 시너지가 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업계는 구체적인 정부 사업이 나오지는 않은 만큼 큰 수혜를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발을 넓히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하고, 기존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개편했다. 신에너지사업부문은 친환경 분산 전력공급원인 고체산화물 연료 전지 사업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LNG발전 등 친환경사업이 포함된다.
중견 건설사 코오롱글로벌은 하반기 양양 풍력단지와 태백 하사미 풍력단지, 태백 가덕산 풍력2단지 등 풍력단지 3곳을 착공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영역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이외에도 3건의 육상 풍력과 해상 풍력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중견사 한양은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솔라시도 일대에 부지만 약 158만㎡에 달하는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한 바 있다. 회사는 광양만 황금산업단지에도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양은 단순 시공을 넘어 발전사업 운영까지 발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호반건설과 호반산업도 태양광 발전 시공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GS건설 역시 태양광 발전 사업 등 신에너지 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각 건설사별로 신에너지 사업 추진 배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주택과 전통적인 SOC사업 등 기존 건설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이 새 먹거리 발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공공택지는 최근 몇 년 새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현 정부 들어 아파트 규제가 이어지면서 향후 정비사업 일감도 감소할 전망이다. 대형 토목 사업에 부정적인 정부 기조 때문에 대규모 SOC 일감도 줄어든 상황이다. 해외 사업을 하는 건설사는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발주 감소까지 직면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건설산업이 잘 되면 건설사들이 굳이 새 사업에 나설 이유가 없다”라며 “산업이 지금도 좋지 않은데 전망도 어두워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건설업 전체적으로 토목과 주택이 침체하는 분위기”라며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건설사들도 신에너지 영역을 찾는 모습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면서 그린뉴딜에 무게를 두고 있어 건설업계의 신재생에너지 진출에 속도가 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부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입지 발굴과 농촌 및 산업단지에 태양광 융자지원 확대 등 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이 같은 정부 계획에 건설사가 큰 수혜를 입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그린뉴딜은 민간이 에너지를 전환하도록 정부가 판을 깔아줄 테니 나머지는 민간에서 알아서 하라는 정도”라며 “건설업계의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은 딱히 언급된 내용이 없어 큰 수혜를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부안군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