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오는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민간택지에서도 분양권 전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선 향후 분양을 두고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수요층이 얕은 곳은 규제 강화에 따라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에서는 팔리지 못한 가구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서울과 지방의 시장 상황이 다른 만큼, 지방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건설업계는 내달부터 지방의 분양 성적이 저조해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지방광역시도 분양이 잘 돼 걱정이 없었는데 다음달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전매 규제 강화에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 시장이 바뀔 것”이라며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광역시는 실수요가 한정돼 있는데 투자 수요마저 빠지면 미분양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는 다음달부터 분양권 전매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시행령이 적용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달 수도권의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과 지방광역시 중 도시지역에 해당하는 곳은 분양권 전매 규제가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이전등기일 때까지로 강화된다.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에 경기도와 인천 상당수가 포함되고, 지방광역시도 대부분이 도시지역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해진다. 분양권을 되팔아 차익을 보는 수요가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고 있고 청약 시장도 열기가 뜨겁지만, 건설사들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은 지금도 미분양 위험을 안고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 지난달 광주에서 청약을 진행한 ‘충장 로머스파크 헤리티지 주상복합 아파트’ 59㎡A 주택형은 154가구를 모집했지만 4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지난 13일 청약을 받은 ‘대구 안심2차 시티프라디움’ 84㎡는 181가구를 모집했는데 2순위 청약에서 겨우 마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빠지면 분양 리스크는 더 커진다.
건설업계 우려처럼 분양권 규제 강화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경우, 각 회사의 수익성 저하도 불가피하다.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계약조건을 완화하고, 마케팅 활동에 인력과 자금을 투입하는 등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분양 아파트라는 인식 때문에 실수요자를 유인하기도 쉽지 않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하면 현금 흐름이 나빠져 건설사 재무에도 상당한 부담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서울과 서울 외 지역의 분양경기가 다른 만큼 규제를 달리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다르니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라며 “지방은 규제를 완화하거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등 분양 경기 침체를 막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방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