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만성신부전증환자에 대한 외래 혈액투석의 '의료급여수가 기준'을 정액수가로 규정한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의료급여수가 기준)’은 헌법 위반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청사. 사진/헌재
헌재 전원재판부는 의사 A씨와 외래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만성신부전증환자 B씨 등이 "만성신부전증환자가 외래 혈액투석시에는 의료급여기관종별에 불구하고 1회당 14만6120원(코드 O9991)의 정액수가로 산정하도록 한 의료급여수가 기준 7조는 직업의 자유와 의료행위선택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에서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심판대상조항의 정액수가제는 혈액투석 진료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정안정성을 확보해 적합하고 지속가능한 의료급여가 제공될 수 있도록 도입된 것"이라면서 "혈액투석 진료는 비교적 정형적이고, 대체조제의 가능성, 정액수가에 포함되지 않는 진료비용 등이 인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최소화"라고 설명했다. 또 "심판대상조항으로 의사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한정된 재원의 범위에서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려는 공익에 비해 더 크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환자들과 관련해서도 "한정된 의료급여재정 범위 내에서 적정하고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행 정액수가제와 같은 정도로 입법목적을 달성하면서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의료행위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현행 정액수가제는 의사가 정액수가의 범위 내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료만을 하도록 유인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고 "심판대상조항은 대안에 관한 고려 없이 일률적?획일적으로 정액수가를 적용하고 있어 의사인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아울러 "현행 정액수가제는 재정의 한계를 이유로, 외래 혈액투석진료를 받는 수급권자가 정액수가를 벗어나는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어 수급자인 청구인의 의료행위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2001년 '의료급여수가 기준' 고시를 발표하고 외래 혈액투석 1회에 고시에 정한 가격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정액수가 14만6120원은 2014년 인상된 것으로 그 전까지는 13만6000원이었다.
의료계에서는 정액수가가 원가의 80%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일부 환자들은 의료선택권을 사실상 침해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