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대법원의 '전자법정 사업'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내부 정보를 알려 준 혐의로 기소된 전 법원행정처 공무원들에게 징역 8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9일 뇌물수수수 및 입찰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법원행정처 정보화지원과장 강모씨와 전 사이버안전과장 손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8년씩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씨에 대한 벌금 7억2000만원과 추징금 3억5900여만원, 손씨에 대한 벌금 5억2000만원과 추징금 1억8500여만원 역시 확정됐다.
강씨 등에게 금품을 건넨 법원행정처 공무원 출신 업체 대표 남모씨에 대해 원심이 선고한 징역 4년도 확정됐다.
강씨와 손씨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법원행정처 공무원 오모씨 등 3명은 앞서 항소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했다. 입찰비리에 가담했다가 언론 등에 비리사실을 알린 내부고발자 이모씨도 징역 1년형의 선고유예를 확정받았다.
재판부는 "입찰절차가 현실적으로 존재한 이상 그 절차에서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에 대한 입찰방해 행위는 입찰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고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전산주사보 출신인 남씨는 대법원이 미래전략 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법정보화 사업(전자법정 사업)'에 참가하기 위해 2007년 부인 명의로 전산장비 납품업체를 만들어 강씨와 손씨 등에게 접근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243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남씨는 2013년 부인 명의의 회사를 하나 더 만들어 전자법정 사업에 뛰어들면서 161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낸 사실도 확인됐다.
법원행정처는 2018년 11월부터 자체 감사를 진행한 뒤 강씨 등 관련자 9명을 전원 입찰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남씨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와 대법원 사법정보화 사업 수주를 희망하는 회사 대표에게 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받았다.
1심은 주범인 강씨와 손씨에게 각각 징역 10년씩을, 남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일부 입찰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부족 등 사유로 무죄를 선고하면서 각 2년씩을 감형했다.
대법원 조형물 '법과 정의의 상'.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