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금융당국이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주시하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4분기에만 무자본 M&A와 관련해 총 25명을 검찰에 고발조치한 것이다.
무자본 M&A란 기업사냥꾼이 자기자금보다는 차입금을 이용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시세차익을 올리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시세조종세력과 결탁하는 등 불공정거래로 연결되는 일이 많다. 당국은 무자본 M&A 신종수법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올해 4분기에 총 5건의 무자본 M&A에 관한 불공정거래사건에 대해 대표이사를 비롯한 개인 25명과 법인 2개사를 검찰에 고발 통보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0월 금융위와 금감원 등은 불공정거래 조사·심리기관 협의회를 통해 무자본 M&A에 대해 체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선위가 적발한 사례들에서는 차입금 등을 활용해 상장사를 인수하고, 자금 조달 과정에서 허위공시를 하는 과정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는 차입자금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는데도, 차입사실을 숨기고 자기자금으로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알리거나, 타인이나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 등을 이용해 지분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일도 많다.
이들은 중국 관련 관광이나 면세사업을 추진하거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 바이오기업 인수·투자를 통한 신약개발에 관한 허위·과장된 내용의 공시(보도자료)로 주가를 부양했다. 대규모 자금조달 공시나 공시 정정도 잦다. 결국 자금조달 자체가 취소되거나 회사 내 자금이 순환돼 출자된다. 대주주나 실질사주가 차명계좌를 동원해 인위적인 시세조종을 하거나 직접적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례 같은 범죄행위가 결합되는 일도 있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는 잦은 경영권 변경, 자본금을 넘어서는 대규모 증자에 이은 잦은 변경공시, 검증되지 않은 신사업 추진 공시 등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에 대해 유의하고 신중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위를 비롯한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의 새로운 유형에 대해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최근의 불공정거래 행위의 동향에 맞춰 대응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증선위 안건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23건, 119건, 103건, 104건이다. 이중에서 검찰에 고발하거나 통보한 안건은 79건, 81건, 76건, 75건으로 집계됐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