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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기대출 확대 '양날의 칼'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 앞질러…연체율 함께 상승 우려
입력 : 2019-07-29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중소기업 대출로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중기 대출을 대폭 늘렸다. 올 들어 중기 대출을 조원 이상 늘리면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앞질렀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449조5310억원)은 작년말보다 3.73%(16조1810억원)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 상승률은 2.4%로 기업대출 보다 성장세가 더뎠다.
 
기업대출 확대는 중기 대출이 이끌었다.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59조298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5%(15조535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 기업대출 증가분의 96%를 차지하는 셈이다.
 
하반기에도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은행업 감독 규정을 손보면서 내년부터 은행 예대율(예금과 대출 비율)을 산정할 때, 대출의 종류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예대율 규제는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과 예금금리 인하를 막기 위해 예금에 대한 대출금 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는 규정이다.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기 위해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확대하라는 의미이다. 
 
문제는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5월 중소기업 연체율은 0.65%로 전년말(0.49%) 대비 0.16%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 4월 이후 2개월 연속 오름세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독려하는 상황인 만큼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량한 중소기업을 추가로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며 "리스크 관리 측면도 있고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이 bp단위로 움직이고 있어, 은행들은 전체 대출 규모대비 낮은 연체액으로 기업대출을 관리하고 있다”며 “담보력을 바탕으로 한 안전한 대출 외에도 은행들이 기업에 원활한 자금공급이 되도록 다양한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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