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입요건과 중도인출 제한을 완화하는 등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국내와 달리 ISA 흥행에 성공한 일본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의도다.
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는 9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런 방향으로 ISA 활성화 해법을 논의했다. 최운열 특위 위원장은 "간담회에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이야기했고, ISA도 거론됐다"면서 "현재는 제도 도입 당시보다 관심이 덜하고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상품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려 한다"고 말했다.
ISA란 하나의 계좌에 예금·펀드·주가연계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으며, 여기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국내엔 2016년 3월 도입됐다. 출시 땐 만능통장이라 불리며 큰 관심을 끌었지만 3년여가 지나선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ISA 가입자 수는 214만4940명, 투자금액은 5조7416억원이다. 2016년 3월 가입자 120만4225명과 비교하면 3년 동안 가입자가 94만여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서민의 재산 증식을 돕겠다며 2018년 말로 예정된 ISA 가입 일몰기한을 2021년까지 연장했음에도 성적표가 신통치 못해 고민이다.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이 3월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ISA의 부진은 투자상품으로써의 매력이 떨어져서라는 분석이다. 직전 3개년도 중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을 가입대상으로 내세웠고 최대 5년은 ISA에 목돈이 묶이게 한 탓에 서민이 섣불리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2014년부터 ISA를 운영한 일본은 가입대상은 물론 중도 입출금에 제한이 없고 모든 순이익에 비과세 혜택을 준다.
민주당에선 서민 재산증식의 본연 취지를 살리고 자본시장도 활성화하기 위해 ISA 제도를 적극 개선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 의원은 "처음 이 제도를 디자인할 때와 달리 실제 적용하면서는 반영이 안 된 것도 있으며 원래 방향과 달라진 것도 많다"면서 "현재 가입 조건이 비현실적인 면도 있고 ISA에 가입했을 때 세제혜택 외엔 실질적 혜택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노후에 대비한 장기 투자상품이 되도록 설계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특위 위원인 유동수 의원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현행 5년인 ISA 운영기간을 늘리고 중도 입출금 자유롭게 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보다 더 진일보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실제 ISA 가입자 입장에선 이 상품을 통해 기대하는 수익이 크지 않아 고민이 많은 상황인데, 가입 대상만 확대하고 중도 입출금 제한을 없앤다고 신규 가입을 대폭 유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