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경기도가 건설분야 부실·불법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에 대한 단속에 시동을 걸었지만 업계와 학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정노력을 통해 페이퍼컴퍼니가 사라질 것이란 판단이지만, 학계는 반대 입장이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의 한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11일 건설업계는 대체로 부실·불법 페이퍼컴퍼니가 스스로 없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주시하고 있고 여러 지자체 등에서 민감한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건설사들이 현재도 페이퍼컴퍼니를 없애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자정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비슷한 반응이다. 그는 “경기도 사례를 본보기 삼아 페이퍼컴퍼니 자정 노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계는 의견이 달랐다. 건설경기 악화로 공공건설의 입찰을 수주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입찰 하나라도 더 따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페이퍼컴퍼니가 필요한 상황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런 유령회사가 스스로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건설업계의 페이퍼컴퍼니 논란은 늘 있던 이슈”라며 “경기도 사례만으로 페이퍼컴퍼니가 사라질 것이라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불법·부실 페이퍼컴퍼니가 사라져야 한다는 데는 업계 안팎의 공감대가 높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그동안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건설 원가 부풀리기, 비자금 확보, 공공택지 입찰 참여 등의 목적에 활용했다. 이를 두고 시장교란행위라는 지적이 뒤따르곤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가 입찰만 따고 다시 재하도급을 주며 수수료를 가져간다”라며 “수수료만큼 불필요한 예산 낭비가 발생한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비슷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페이퍼컴퍼니를 차단해야 공공공사와 공공택지 입찰 등에서 경쟁력 있는 건설사들이 수주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