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거래세 개편 운전대를 쥔 여당의 과속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과 손발을 맞추지 않고 너무 앞서 나가면서 반발만 키워 오히려 관련 세제 개편이 지연되거나 세율 인하폭이 무의미한 수준에 그쳐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는 최근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폐지하고 상품별로 부과되는 세금을 인별 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매매 손실이 나더라도 부과되는 거래세를 없애고 주식과 펀드 등의 금융투자상품간 손익을 통산해 이익이 있을 때만 세금을 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을 맡은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현행 과세체계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공평하지도 않게 설계됐다"며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조세 중립성과 형평성을 국제적 정합성에 부합하도록 반드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특위의 개편안의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고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능하다면 거래세뿐 아니라 금융투자상품 관련 세제도 바꾸는 게 맞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제 개편의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와 견해차가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특위의 안이 그대로 적용되면 가장 좋지만 기재부가 거래세 인하·폐지에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손익 통산까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세수 확보의 안정성을 판단하기 힘든 세제 개편까지 요구하는 것은 기재부 내부의 반발을 키워 거래세 개편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익 통산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거래세 단계적 인하가 늦춰지거나 세율 조정폭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특위 발표 다음날 "거래세 폐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고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거래세 폐지를 "정부와 상의한 바 없다"고도 했다. 특위와 거래세 개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기재부는 주식 양도세와 증권거래세 간 조정 방안, 특위 개편안에 대한 연구용역·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내년 중반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세 개편이 올해 세제개편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