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을 두고 벌어질 표 대결의 향방은 자산운용사와 의결권 자문사의 행보가 가를 전망이다.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이는 국민연금과 안건 통과에 총력을 기울일 대한항공 모두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서 우군을 확보해야 하는데 자산운용사와 의결권 자문사의 태도가 표심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조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조 회장 연임안은 한진칼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과 국민연금을 포함해 재선임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아직 의사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반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의 불합리한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그 중심에 조 회장 일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지분은 한진칼 등 최대주주 측이 33.44%를 보유하고 있어 11.7%를 가진 국민연금보다 월등히 많다. 하지만 연임안 통과를 위해서는 주총 참석주주(주식)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해 우군 확보가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든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연금이 반대하고 22% 정도가 동조하면 연임을 저지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주주가 참여할지 확신할 수 없어 안건 통과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주총 때까지 치열한 세 모으기가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와 국민연금을 제외한 주주의 표심은 자산운용사와 의결권 자문사의 행보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민연금이 연임안에 반대하겠다고 사전공시하면 어느 정도 세 결집이 이뤄지겠지만 안건 부결까지 가기 위해서는 많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운용사 등 기관의 판단과 일반 주주의 의사결정 잣대가 될 수 있는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중요할 것"이라며 "이들이 적극적으로 조 회장 연임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면 시민단체도 힘을 받을 수 있지만 아니라면 그 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최근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선임에 반대하기 위한 위임장 대결을 선언했다.
조 회장이 임원 겸직 계열사를 9개에서 3개로 줄이는 것에 대한 판단도 찬반 결정에 주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속 지적됐던 과도한 겸직을 해소하고 핵심 계열사에 집중한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가능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시늉만 한다는 비판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개별 주주들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조 회장 거취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